가격중심의 유통으로는 정보력 갖춘 소비자와 맞설 수 없어

매출 아닌 이익 중심 전략 필요… 업계 내부경쟁 완화에도 제격

근래 우리업계가 겪고 있는 미증유의 어려움은 불경기 등 외부환경의 영향도 있지만 안경업계 종사자들이 자초한 부분도 적지 않다.
백화점, 홈쇼핑 등 대형유통업체 그리고 패션업체를 필두로 한 외부 업계의 안경산업 진출이 점차 거세지고, 스마트 폰 등 IT 기술의 발달로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시대적 격동 속에서, 안경업계 종사자들이 그에 대한 대응책 마련 보다는 각자도생을 위한 가격할인에 나서면서 안경제품 객단가 하락 및 시장축소라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치한 지역이나 상권의 특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전 각종 온라인 싸이트를 통해 판매가격을 미리 비교하는 소비트렌드가 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업계의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요소로 꼽히고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와 최대한 자신의 수익을 남기면서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고 또 차후 재방문까지 유도해야 하는 안경원의 복잡한 고객응대 매커니즘 속에서 대외비 격인 판매가격 유출은 안경사의 대응논리 자체를 무너트릴 수 있어서다.
실제 이런 트렌드 확산에 대해 많은 안경업계 관계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며, 가격경쟁으로 시장이 변질되면서 먼저 위기에 봉착한 외부 업계 및 일본 등 외국의 안경시장 분석을 통해 솔루션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도 안경업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자사 제품에 대한 시장가격 보호 및 브랜드 가치 유지로 급변하는 시장상황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제조사의 경우 과거처럼 시장에 무분별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판매가격을 유통사 및 최종 소매점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 및 제품의 포지셔닝을 미리 확정하고 그에 맞는 영업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이미 젠틀몬스터를 비롯 여러 하우스 업체들의 성공사례가 안경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업체 관계자들은 과거 보다 전체 매출은 감소할 수 있지만 나날이 가격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경원의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할 수 있고, 고객의 심리적 만족감까지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실 보다는 득이 더 크다는 평가다.
일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경험을 발판으로 올해 국내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아사히 렌즈’는 시장에서 가격경쟁을 원천차단 하는 영업원칙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안경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제조사가 훌륭한 품질의 제품 생산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제대로 된 제품을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강제하면서 상생의 토양을 조성하는 것이다. 특히 특약점을 전국의 10% 수준으로 선정하는 것은 과감하면서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또한 2012년 창립 이후 꾸준히 안경원과 소통하며, 안경원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고수해 온 국산 안경테 및 선글라스 유통업체 ㈜와이케이옵틱스의 안경원과의 상생전략도 안경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안경사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카르페디엠을 위시해 Marc Jay, B.macowsky 등 다수의 브랜드를 공급하고 있는 ㈜와이케이옵틱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최대한 유통마진을 줄이고, 이 부분을 안경원에 적정한 이익률 보장으로 유도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하우스브랜드 카르페디엠 인수 후 시장에서 염가 및 특가판매를 제한하는 정책은 안경사의 만족감 제고로 큰 폭의 매출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남대문의 모 유통사 대표는 “판매하는 제품이 한정된 안경원의 특성상 가격경쟁은 매출감소 및 고객신뢰 붕괴라는 악순환만 불러일으킬 뿐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가격경쟁의 폐해를 제조사는 물론 유통사 그리고 안경원 모두가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향후 시장가격 및 브랜드 보호하는 회사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안경원 마다 차별화된 제품을 판매하면 업계 내부경쟁 완화에도 제격이기 때문에 업계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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