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시대 안경원 고립무원… 피팅·A/S 기술료 적극 받아야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발견한 선글라스 3종이 제 맘을 사로잡았어요. 홈쇼핑 채널을 돌리다보면 나도 모르게 멈추게 되는 상품이 있는데 특히 000 선글라스 3종 세트를 선글라스 하나 가격에 장만했으니 저 잘한거 맞죠?” 이처럼 매일 인터넷 각종 사이트에는 제품 홍보와 자기자랑을 위해 홈쇼핑에서 구매한 선글라스 구매후기 글들이 올라온다. 
본격적인 선글라스 시즌이 임박했지만, 안경인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다. 안경원에서는 1년중 그나마 선글라스 성수기인 여름을 맞이했지만 홈쇼핑은 물론 백화점에서 PB제품 선글라스 매출이 대폭 신장되고, 판매되고 있어 냉가슴을 앓고 있다.
홈쇼핑에서의 선글라스 판매는 국내법상 공산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무차별 판매되고 있어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실정이다. 여기에 3종 세트, 저가 묶음으로 선글라스가 풀리고 있어 안경원을 통한 정상적인 유통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선글라스 가치를 떨어트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남대문 상가에서 B안경원을 운영하는 모원장은 “국산 선글라스라고 하면서 홈쇼핑에서 최신 디자인의 3종 세트 선글라스를 10만원대에 판매하는 것을 본지가 꽤 됐다”며 “서너개씩 한꺼번에 구매해서 가족끼리 돌려쓰면 그나마 여름철 안경원에서 반짝 판매되는 선글라스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푸념했다.
설상가상으로 홈쇼핑 3종 선글라스 판매 이외에 최근 대기업 백화점이 직접 PB제품으로 선글라스를 내놓고 소비자들에게 직판해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판매 환경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PB제품군은 가공식품부터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 안경 등 생활밀착형 제품뿐 아니라 사치품인 다이아몬드에까지 이른다. 백화점 PB영역에 경계가 없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PB제품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경쟁이 치열해진 업계에 하나의 돌파구 역할을 한다. 또 대기업 PB제품은 제품을 론칭한 그 백화점에서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톡톡히 해낸다. 백화점 PB제품이라고 하면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신뢰가 소비자들 인식에 깔려 있다는 점도 백화점 입장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백화점 PB제품이 ‘백화점에 방문할 이유’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하지만 유통의 힘이 열세인 안경업계의 경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롯데백화점은 안경 전문 브랜드 ‘뷰’를 냈다. 트렌디한 디자인에 퀄리티를 높인 패션 안경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 안경이나 선글라스보다 가격은 낮추고, 아세테이트 소재를 활용해 정교하고도 안정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 뷰는 매출 신장률이 183.3%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판매 분위기와 천양지차다.
이제 홈쇼핑과 백화점, 면세점 등등 안경원 외 선글라스 판매가 부진을 겪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접어들었다. 안경원 외 선글라스 안경테 판매가 급성장하면서 부작용으로 선글라스 피팅을 원하는 고객이 늘고, 공테 안경을 들고 온 고객 역시 꽤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안경사들은 전했다.
대표적인 안경사 커뮤니티인 페이스북 안경사 사랑방에서 모 안경사는 “최근 들어 안경원외 선글라스 안경테 구매한 소비자들이  렌즈 교체, 피팅, AS 요청하는 건이 대폭 늘었다. 고객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이런 제품을 면세점과 인터넷으로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한동안 선글라스 피팅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안경테를 들고 오는 손님도 꽤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다행인 점은 면세점과 인터넷에서 구매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가격 빼면 높지 않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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