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안경점’ 표기 ‘안경원’으로 바뀐지가 언젠데…

국립국어원은 이미 지난 2008년 노상 쓰이던 ‘안경점’ 용어를 ‘안경원’으로 표준어를 정하고 국어사전에도 정식 등재했다.
안경원이 표준어로 바뀐지 벌써 10년 이상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안경점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실제 일부 뉴스나 예능프로에서 아직도 ‘안경점’ 등으로 여과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송되고 있는데다 신문, 잡지 등 인쇄 매체의 경우 대부분 아직 ‘안경점’을 바른 용어인 양 사용하고 있다.
최근 모 경제지는 ‘사양산업은 없다’를 기획으로 안경산업을 다뤘다. 중소기업과 안경산업을 띄워주기 위한 기획기사라 안경인들에게 환영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사 내용중 99%를 ‘안경점’으로 표기해 좋은 기획 취지와 의도가 색이 바랬다.
안경원 표준어 역사는 지난 2008년, 안경계의 끊임없는 시정 요구 결과 ‘안경원’과 ‘안경사’가 정식 표준어로 공표됐다. 당시 안경사의 지위 향상을 위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 국민들 사이에 안경원은 ‘안경점’이라는 용어로 즐겨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안경사 제도가 정착한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안경사 직업군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안경점은 안경사 면허제도가 생기기 전까지는 통용됐었다. 안경원으로 표준어 등재가 됨에도 대부분의 국민들의 입에 ‘안경원’이라는 단어가 착 달라붙지 못한 것은 우리 업계가 과대광고 및 과다한 가격경쟁만 펼치고, 안 전문가보다는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사로의 모습만 소비자들에게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안경업계 기관들의 중앙 언론과 대국민을 상대로 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홍보 미흡도 지적된다. 여기에 현재 안경업계 내부에서도 제조업체, 도매업체 관계자들이 주로 안경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전문성이 결여된 용어가 사용되는 현실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한자로 안경점(眼鏡店)의 점은 ‘가게 점(店)’으로 ‘가게’ 또는 ‘상점’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말 그대로 안경을 사고파는 점포라는 개념이다.
안경사 면허제도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의사처럼 국가시험에 합격해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취득한 안경사만이 보건의료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현재는 ‘공공기관’ 또는 ‘공공 단체’를 의미하는 ‘집 원(院)’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남대문에서 B안경원을 운영하는 원장은 “일간지와 경제지 기사를 읽어보면 여전히 안경원은 안경점으로, 면허증은 자격증이라 표기돼 있다. 분통이 터진다”며 “우리는 스스로 위상을 세우기 위해 안경원이라 부르는데 정정기사 요청과 같은 협회의 행동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안경사 전체가 평가절하 되는 것은 안된다”며 “미디어 전담요원이 안경관련 보도 중 오류 발견 시 정정을 요구, 즉각 해결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안경사의 위상을 높이는 첫 걸음인 표준용어 사용이 안경사의 올바른 브랜드 가치를 확립하는 초석이라는 의미로 해석 된다.
소비자들에게 전문 안보건 의료인으로서의 안경사 역할을 알리는 것은 물론 오용되고 있는 안경점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안경계의 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지위 확보에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올바른 언어 사용을 강조하는 까닭은 단어 하나하나의 차이에 따라 존재가치까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8일은 제30회 안경사의 날이다. 30주년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안경점이라는 단어를 지우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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