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계륵’이 될수 없는 근용안경, 노안시장 확대로 경쟁력키워야

검안 통한 돋보기 판매문화 정착… 업계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


돋보기라 불리우는 근용안경의 국내 시장은 보통 13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 안경원 매출에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어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근용안경이 안경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바로 정부의 근용안경 온라인 판매 허용정책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어서 현재 (사)대한안경사협회를 중심으로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근용안경은 안경사 업권보호의 첨병이자 잠재 노안시장 5000억원 확대, 심지어 1조 시장 개척을 위한 동력이 될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에 본지는 현재 안경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가늠해 보고, 이를 통해 노안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을 위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현행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8항에 따르면 돋보기 근용안경은 시력보정용 안경으로서 안경원이 아닌 곳에서 판매해서는 안된다.
이런 법조항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람들이 몰릴만한 노점뿐만 아니라 각종 온라인 쇼핑몰이나 잡화점에서 일상생활용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의 구매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심지어 이미 근용안경 온라인 판매가 법으로 허용이 돼서 당연히 인터넷에서 구매가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안경인들이 있을 정도다.
사태가 이지경까지 온 이유는 현재 안경원에서 판매되는 여러제품들 중 돋보기를 아주 하찮은 존재로 여기는 안경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판매가격 역시 상대적으로 낮아 안경원 매출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안경사들 사이에서는 “돋보기 그냥 내주고 차라리 다른 곳에서 우리의 전문성을 찾자”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안경원에서 근용안경 포기는 어불성설

이런 인식으로 인해 안경업계에서는 불법적으로 무분별하게 판매된 근용안경이 국민의 안보건, 특히 노인의 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으며, 일종의 안경업계 기부 및 봉사활동의 주력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다. 심지어 관리감독 책무가 있는 관련 행정당국 역시 이런 업계의 인식과 함께 돋보기 판매는 소위 생계형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단속마저 소극적이다.
돋보기가 정확한 시력 검안과 상담 없이 길거리 및 온라인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판매되면서 끊임없이 안경업계의 지적을 받아오고 있으나, 돋보기 판매가격이 3천원에서 만원 정도로 낮아 실제 매출 향상에 눈에 띄는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안경원에서 돋보기가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매출 비중이 적다고 해서 ‘돋보기’ 시장을 도외시 해서는 안된다. 돋보기는 미래 안경원의 성장동력의 핵심 키인 노안 시장의 시작점이자 안경사 업권 보호를 위한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노안시장의 시작이자 끝인 ‘근용 안경’

안경원에서 돋보기 판매를 활성화시킬 경우 내방하는 노인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다양한 기능성 제품 소개 및 유도가 가능하고, 동시에 노안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노인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남대문에서 B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모원장은 “직원들을 평가할 때 돋보기 판매하는 현장을 유심히 살펴본다. 연령대만 보고 바로 전달하는지, 기본 시력검사나 검안을 하고 판매를 하는지 본다”며 “검안을 통해 돋보기 이외에 다른 누진 제품 설명을 곁들이면, 이 고객은 분명 나중에 누진으로 갈아탄 케이스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판매가 쉽다는 이유로 그냥 쥐어주는 것과 전문가로서 역량을 더해가면서 돋보기를 판매하는 것은 아경원 매출에 있어 천양지차”라고 덧붙였다.
국내 안경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안시장의 잠재적 시장규모는 약 5000억원에서 1조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 수치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누진렌즈 및 노안용 C/L 처방률을 국내 안경시장 상황에 접목해 얻은 수치다.
산술적으로만 보자면 우리나라 전체 안경시장의 약 25%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여기에 스마트폰, 패드 등 IT기기의 범람으로 인한 국민들의 시환경 변화와 45세 이상 국민의 2000만명 초과라는 시대적인 상황과 한국 안경사들의 경우 전문성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추후 성장 여력이 더 많다는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력검사 없이 안경원에서 판매하는 근용안경, 노점과 다를바 없어

인천 서구의 한 안경원 원장은 “개인적으로 노안시장 확대를 위한 첫걸음은 돋보기를 다시 안경원 품으로 돌리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업계가 뜻을 모아 파격적인 가격을 설정한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그리고 내방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기능과 가격대의 제품을 잘 소개한다면 안경업계 위상 제고는 물론 매출창출까지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안경원에서 정확한 측정 없이 돋보기를 판매하고 있어 안경사가 노점 불법 돋보기 판매상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노점에서의 돋보기 판매가 문제되고 있는 것은 검안 없이 단순히 나이를 통해 디옵터를 결정, 적당한 선에서 돋보기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양쪽 시력이 틀릴 수 있음에도 기성품을 판매해 억지로 양쪽 시력을 똑같이 요구한다. 대부분 시판되는 기성품은 DC 재질로 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노점에서의 국민의 안 건강을 해치는 판매는 쉽게 안경원에서도 접할 수 있다.
의료용구로 지정되어 있는 돋보기를 법적으로 안경원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 이유를 망각하고 있다. 결국 국민의 안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안경사가 안 건강에 불감증이 되어버린 도덕적 해이 현상을 보임으로써 준의료인으로서 국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특히 노인층과 안경 착용자가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실로 그 영향은 무한대로 퍼져나가고 있다.

근용안경 판매 단속도 좋지만, 안경사 자질에 대한 계몽과 홍보도 필요

한 안경관련 업체 종사자는 “정확한 검안 없이 판매하고 있는 안경사들도 불법 돋보기 판매 노점상들과 다를 바 없다. 국민의 안건강을 생각하는 진정한 안전문가로서의 안경사가 아닌 자기 밥그릇만 지키려고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니 어떤 소비자가 안경원가서 돋보기를 사겠는가”라며 “불법 노점 돋보기 판매 단속에 앞서 전문가로서의 안경사 자질에 대한 계몽과 홍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성품 돋보기를 판매하고 있지 않은 안경사는 그러나 매출 비중이 적다고 해서 ‘돋보기’ 시장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돋보기는 미래 안경원의 성장동력의 핵심 키인 노안 시장의 시작점이자 안경사 업권 보호를 위한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시력검사를 통한 맞춤 근용안경은 기성품보다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하면 고객도 스스로 이해하고 맞춤 근용안경을 하게 된다. 전문가로서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진정으로 고객의 눈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맞춤을 권해드린다면 고객들도 기꺼이 마음을 열 것이다. 이 점이 누진시장 확대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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