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렌즈 시장 점진적 확대되지만 고객 체감도 더 끌어 올려야
우리나라 안경렌즈 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기능성 렌즈로 이동하고 있다. 단순한 시력교정을 위한 안경렌즈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다변화에 맞춤대응 하려는 현대인들의 니즈 확대 그리고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안경렌즈 제조사들이 뛰어난 성능과 다양한 퍼포먼스에 더해 독특한 아이디어까지 녹아 있는 제품들을 잇따라 시장에 출시하면서 상승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안경업계 전문 리서치 기관인 Real Optical Research(이하 ROR)에서는 창간 18주년을 맞이해 근래 주목받고 있는 기능성 안경렌즈의 안경원에서의 판매율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서울·경기권 100곳, 그 외 지역 100곳 총 200곳을 대상으로 전화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설문결과에서 기능성 렌즈의 매출 증가 폭이 상승하는 가운데, 안경사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 가격 및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존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편집자 주>
기능성 안경렌즈 매출 성장세 두드러져
안경원의 안경렌즈 전체 매출에서 기능성 안경렌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도 귀 안경원에서 기능성 안경렌즈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어떻게 변화했습니까?’라는 질문에 27%에 해당하는 54곳의 안경원이 변화가 없음을 뜻하는 ‘0%’라 가장 많이 답했다. 매출이 상승한 안경원은 ‘+20%’가 20%인 40곳, ‘+40% 이상’이 12%인 24곳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증가’와 ‘없다’로 양분해 보면 ‘증가’가 52%로 23%인 ‘감소’의 두 배 가량을 넘어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대인의 다양한 시생활에 맞는 안경렌즈 제조사의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보다 고부가 상품 처방을 통해 불황을 이겨내고자 하는 안경사의 노력이 융합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글로벌 모 안경렌즈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본사의 경우 올해 기능성 제품군 매출 성장률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다른 안경렌즈 제조사들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하반기에 여러 신제품들이 출시 된 만큼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다만 ‘+20%’라 답한 서울 강북구의 한 원장은 “매출이 오르긴 했지만, 절대 웃고만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경쟁 안경원간 안경렌즈 이외의 제품들 가격경쟁이 워낙 심한 상태이며, 안경원내 제품 가격경쟁이 안경렌즈로까지 넘어가면서 심각한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며 “인근에 안경렌즈까지 싸게 파는 저가체인 및 대형매장들이 계속 늘고 있어 걱정이 크다. 앞으로 안경렌즈까지 가격이 무너지면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 연출 될 수 있다. 대안협과 안경렌즈 제조사들 중심으로 시급히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기능성 안경렌즈에 대한 고객 체감도 높이는 방안 마련 필요해
과연 안경사들은 기능성 렌즈 처방에 있어 어떤 부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귀하가 생각하기에 기능성 안경렌즈 추천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해 봤다.
다양한 답변들 사이에 안경사들은 크게 두 가지로 응답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대’와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차이점 부족’이 각각 40%인 80곳, 35%인 70곳으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고객의 제품에 대한 인식 부족’, ‘제품 필요성 설명을 위한 객관적 데이터 부족’ 순이었다.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차이점 부족과 고객의 제품에 대한 인식 부족이 높은 수치를 보이는 점은 안경렌즈 제조유통사측의 다양한 대소비자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경사들은 여전히 제품에 대한 안경렌즈 소비자의 관심 부족으로 추천 및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응답자 중 기타의견으로 ‘가격경쟁, 저가체인 홍보물’ 등 대부분 안경원간 과당경쟁 관련 내용에 대해 추가 언급을 하기도 했다. 또 경기상황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데다 고객들중 기능성 제품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답하기도 했다.
안경사들 “렌즈 제조업체들은 저가판매 안경원 거래 중지하거나 가격할인 방지 해달라”
기능성 안경렌즈 처방에 있어 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알아본 만큼 안경사들은 제조사들에게 어떤 바람을 가지고 있을까. 본지는 ‘기능성 등 고부가 안경렌즈 시장 확대를 위해 안경렌즈 제조유통사가 선도적으로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안경사들의 답변은 앞서 밝힌 애로사항과 일맥상통한 답을 보였다. ‘제품에 대한 대국민 마케팅 강화’가 42%인 84곳으로 가장 높은 응답율을 보였다. 이어 ‘안경사 교육 프로그램 확대’가 33%인 66곳, ‘고객 설득에 도움이 되는 판매툴 및 홍보물 확대’가 12%인 24곳 순이었다. 그밖에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가격책정’이 8%인 16곳이 응답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저가판매 안경원 거래 중지 등 가격할인 방지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에 대해 글로벌 안경렌즈 제조사 교육팀 관계자는 “안경사분들이 대대적인 소비자 마케팅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안경렌즈 시장 크기나 제조사들의 매출 규모를 봤을 때 애로사항이 많은 부분이다. 그래도 안경렌즈 업체들은 꾸준히 유튜브나 각종 SNS 등 투자대비 가성비가 뛰어난 홍보 채널을 중심으로 노력해 나가고 있다”며 “또한 안경사 대상 안경렌즈 교육부문도 향후 컬리큘럼 세분화 및 온라인 활용 등 기회 및 접근성 측면에서 눈부신 변화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경렌즈 제조사간 교육 경쟁 및 대폭 늘어난 세미나가 이를 반증한다. 내년 역시 안경렌즈 업체들은 비슷한 기조로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안경사 선호 안경렌즈 브랜드 무조건 강권할 수 없는 분위기 형성
고객의 안경렌즈 선택에 있어 안경사의 영향력이 큰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안경사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무조건적으로 강권 할 수는 없다. 자칫 자신이 추천한 브랜드에 고객이 만족하지 못할 경우 신뢰성 하락이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올 수 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안경사들의 고객 응대 시 고려하는 요소들 중 기존 브랜드의 파급력을 알아보고자 ‘귀 안경원에서 기능성 안경렌즈를 추천할 때 고객의 기존 착용 안경렌즈 브랜드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어봤다.
전체응답의 42%인 84곳이 ‘어느 정도 미친다’고 답한 가운데, ‘큰 영향을 미친다’가 32%인 64곳으로 안경사 추천에 있어 안경사의 추천에 있어 막강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눈 전문가인 안경사는 정확한 검안, 피팅 그리고 올바른 안경렌즈 추천이 중요하고, 고객에게 보다 편안한 시생활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기능성 안경렌즈 처방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