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구매 단계에서 ‘리베이트’ 정황 포착해 1년 전부터 내사 진행

검찰이 지난 10월30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 산하의 안광학융합기술사업단을 긴급 압수수색해 안경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안광학융합기술사업단은 핵심 사업인 장비지원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장비 구입비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광학융합기술사업단은 2015년 7월 안광학렌즈 분야에서 시험평가, 인증, 소재분석 등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의 품질향상과 신뢰성 지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설립 이후 보유하고 있는 고가정밀기기의 효율적인 운용을 통한 기업, 연구기관, 대학의 연구개발, 제품 품질향상 등에 기여 하고자 장비를 개방하여 공동활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오고 있다.
장비지원 사업은 안광학 관련 성능 실험과 국제 공인 인증에 필요한 검사 장비 등 안경·콘택트렌즈 업체들이 구매하기에 부담이 되는 장비를 국비로 대신 구입해 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국내업체들로 하여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국비와 도비 등으로 구입한 장비가 약 8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에 대구지검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장비 구매와 관련한 비리를 수사하기 위한 것으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는 안광학융합기술사업단 뿐만 아니라 사업 초기부터 장비 구매를 담당한 직원의 자택도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수십억 원 규모의 장비를 사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들이 업체로부터 일명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1년 전부터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와 짜고 장비 가격을 부풀린 뒤 차액을 되돌려받은 것으로 보고, 현재 직원들의 휴대전화까지 압수조치 했다는 후문이다.
앞으로 검찰은 해당 직원뿐 아니라 장비 판매 업체도 조사할 예정이어서, 이러한 장비가 설치된 또 다른 안경업체 지원 기관이나 단체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안광학융합기술사업단측은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안경계는 업계를 대표하는 지원기관이 비리 문제로 압수수색을 당했다는데, 당혹감과 함께 충격을 감출 수 없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다른 안경업체 지원 기관이나 단체로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자칫 안경계 정부 투자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안경업계 관계자는 “분석 장비는 몇 천 만원부터 억대에 달하는 값 비싼 장비가 많다. 제품을 검증해야 하는데, 고가의 장비이다 보니 이를 가진 기업들은 많지 않다. 때문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관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업체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어왔다”며 “그런데 이번 비리 문제로 의미가 퇴색하고, 관련한 정부 지원이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1년 내사 진행 후 직원 자택까지 압수수색할 정도면 이미 어느 정도 증거를 확보한 후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이 아니겠느냐”며 “이번을 계기로 안경계 지원 기관들이 건강한 안경계 발전을 위한 제대로 된 바른 기관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광학융합기술사업단 구축장비 목록(45개)

◆시험검사장비: 접촉각측정기, 산소투과도측정기, 표면조도측정기, 박막두께측정기, 인장테스트, 아베리프랙토미터, 마이크로피펫, 형상측정기, 안구추적기, 전아부촬영기, 안저촬영기, 렌즈프로파일러, 각막단층촬영기, 콘텍트렌즈검사기, 전안부광학단층촬영기, 디지털세극등현미경, 빛산란정도측정기,대비감도검사기. 색각경,시기능검사기, 시야검사기
◆분석장비: 초순수제조장치, 젤투과크로마토그래피, 분광투과율분석기, 클린벤치, 핵자기공명분광기, 탁도계, 균수측정기,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 적외선분광분서기, 원자힘현미경, 주사전자현미경, 시차주사열용량분석기
◆파일럿장비: 자외선중합기, 열중합기, 항온항습기, 멸균기, 코어가공기, 블러스터포장기, 바이알포장기, 칼라인쇄기, 잉크믹스기, 열중합기, 항온항습기(3대), 공압증기멸균기
자료: 안광학융합기술사업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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