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하락 불구 합격률은 떨어져…안경계 인재 유입 방안 찾아야

제32회 안경사 면허 국가시험의 합격자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지난 1월9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32회 안경사 국시 합격자 명단을 공고했다.
국시원에 따르면, 구랍 12월21일 전국 8개 지역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행된 제32회 안경사 국시 결과 전체 1829명의 응시자 중 1337명이 합격하여 73.1%의 합격률을 보였다.
이번 안경사 국시 합격률은 지난 31회 시험 합격률인 76.8%보다 3%P 하락한 소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합격자 수 역시 1395명이었던 31회 시험보다 58명 줄어든 1337명으로 나타났다.
합격률은 다소 떨어졌으나 여전히 70%대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새로운 안경사가 1000명 이상 신규 배출될 전망이다. 이번 안경사 국시를 치르면서, 안경계 인재 유입에 대한 걱정은 더욱 깊어졌다.
최근 5년간의 안경사 합격률을 봤을 때, 28회 76.2%, 29회 76.1%, 30회 74.9%, 31회 76.8%, 32회 73.1%로 수치만 봤을 때는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업계 내부적으로는 실제 시험의 난이도 자체는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격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이는 시험을 치는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예전보다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경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는 안경이라는 산업 자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라며 우려를 토로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문항이 공개되고 문구를 좀 더 명확하게 하다 보니 쉽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그러나 난이도 면에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하는 입장도 있다.
여기에 더해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재 유입을 넘어 인력 유입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지에서도 여러 번 다뤘던 문제지만, 매년 우려가 됐던 대학 입시 시즌 안경광학과의 학생 모집 위기가 이제는 현실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학과의 존폐가 논의될 정도로 미달이 되는 학교도 왕왕 발생하고 있으며, 수치상 경쟁률이 높게 나온 대학 역시 마지막까지 신입생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일선 대학의 한 안경광학과의 관계자는 “경쟁률이 3대1을 넘어가도 실제는 안심할 수 없다”며 “합격 시 등록금을 실제로 낼 용의가 있는 학생들로만 추려 경쟁률을 산출하면,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말을 전했다.
이러한 안경광학과의 위기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감소하는 학령 인구대비 급속히 늘어난 안경광학과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경광학과 A교수는 “학령인구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서 대학 간, 그리고 학과간의 신입생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이에 따라 안경광학과 위기론이 대두된 것이다.”라며 “결국은 안경광학과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안경사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안경광학과 위기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다수의 안경사들이 부정확한 휴일, 불안정한 고용안정성 등 열악한 복지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어느 정도 높은 급여를 보장하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실제 근무 외 수당을 생각하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동안 일요일 휴무, 4대 보험 적용 등 안경사 복지증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져 왔지만 단기적인 이기심에 끝까지 이어지지 못해 왔다.
안경사의 열악한 복지환경은 수험생의 진학을 돕는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안경광학과를 추천하는 것을 꺼리게 하고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적게 일하고, 적게 받더라도 여가생활을 즐기며 일하는 것을 추구하는데, 이러한 젊은 층의 추구환경과 안경사의 업무는 상반되어 있는 상황이다.
학계 관계자는 당분간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인구 감소로 학생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다”며 “현재는 안경광학과가 과도기 상태로 정리가 되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대로 안경계로의 인재 유입이 점차 고갈되면, 안경계의 미래도 없다. 안경계 미래를 짊어질 젊고 유능한 인재 유입을 위해 안경계 모두가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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