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보루 ‘개인맞춤 누진렌즈’도 저가경쟁, 가격아닌 고품질로 승부해야

시장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는 국내 안경렌즈 시장. 이런 유통환경 때문에 그동안 안경렌즈의 치열한 가격경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안경렌즈 유통업계의 가격경쟁 풍토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는 프리폼 렌즈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가격을 반값으로 하면서 할인 과당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단초점 여벌렌즈를 중심으로 안경렌즈 유통업계의 과당경쟁이 이루어진 것이 이제는 누진렌즈 등 비교적 고가렌즈 유통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프리폼 누진렌즈와 같은 고가렌즈조차 저가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의 가장 큰 원인은 일부 기업체가 적정 렌즈 가격의 물을 흐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경렌즈 유통의 저가·출혈경쟁은 자칫 제품의 품질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가격만을 고려해 경쟁하면 자칫 저급렌즈가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품질 낮은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떠나 안경 착용자 즉,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는다.
저가경쟁으로 인해 저급렌즈가 고객에게 전달되면 해당 안경착용자들의 시력 보정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안경원은 물론 안경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 역시 생겨 신뢰도에 금이 갈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안경렌즈 저가경쟁은 제품의 저평가 원인으로 작용해 고가의 국산 제품 브랜드 약화를 불러오고 있으며, 결국 렌즈업체들의 경영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평가다. 안경렌즈 가격의 저평가는 제조에서 소비에 이르기까지 렌즈가격에 대한 오해를 불러 올 수도  있다. 안경 가격, 특히 렌즈의 가격은 품질과 관계없이 값싼 물건이라는 안경 착용자인 소비자들의 안경 가격 착각·착시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하다. 이는 안경업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의 안경렌즈 저가경쟁 심화와 관련해 모 안경렌즈업체 관계자는 “안경렌즈의 가격경쟁은 그 동안 계속되어 왔다”며 “가격만을 가지고 경쟁하는 유통방식이 근절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지금은 프리폼 누진렌즈의 가격까지 경쟁으로 많이 내려간 상태”라고 밝혔다.
각 안경렌즈 업체들이 거래처 확보를 위한 지나친 경쟁 속에 놓여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최소한의 마진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마진을 적용한 도매점의 판매가격이 제시되야 한다는 주장이 안경렌즈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동시에 안경렌즈 도매업체간 제품의 차별화를 추구, 업계의 문제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 역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수요가 많은 일반적인 제품을 갖추되 다른 도매업체가 취급하지 않는 제품 위주로 경영하는 등 대리점별 무기로 삼을 제품을 특화해야만 과당경쟁 해결은 물론 재고 부담 감소와 같은 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안경렌즈업계 일각에서는 안경렌즈의 가격경쟁 근절을 위해 일선 안경원에서 너무 마진에 연연하지 말 것과 고객 특성에 따른 제품의 선택을 당부하고 있다. 각 안경렌즈의 특성을 배제하고 마진만을 고려해 제품을 공급받다보면 할인행사 등으로 소비자 가격이 무너질 수 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공급으로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상황에서 할인 경쟁으로 저품질의 누진렌즈가 소비자에게 공급될 때 반짝 특수를 만끽하고 있는 안경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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