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회 실종·내년도 계획도 오리무중… 한파 매서워

코로나19發 한파의 영향이 안경테 선글라스 업체에게 매섭게 불어 닥쳤다.
예년 같으면 11월은 아이웨어 업계가 가장 바쁘고 활기찬 시절이다. 안경테 선글라스가 패션 아이템답게 유행의 템포가 한 시즌 빠르기 때문에 내년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을 때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양상이 매우 다르다. 코로나의 한파가 대형 명품 수입사부터 중소형 하우스업체, 대구지역 제조업체에까지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매년 연말이 되면 내년 시즌에 새롭게 출시되는 아이웨어 브랜드의 신상품을 거래처 안경사에게 미리 선보이는 수주회 시즌에 접어든다. 아이웨어 업체들은 수주회 일정을 공지하며, 수주회 행사장으로 안경사 끌어 모으기에 한창이겠지만, 올해는 이마저 실종됐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생활화되면서 안경업계내 집단 모임이 사라진 점이 1차 요인이며, 안경 기업들 역시 위험을 굳이 감수하면서까지 행사를 강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 수입 하우스 브랜드 업체인 A업체가 단독으로 오프라인 수주회를 진행했지만, 이 역시 자사 쇼룸에서 예약제로 소규모 인원이 다녀가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안경테 업체들은 대면 안경테 영업 역시 안경원에서 영업사원 오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직접 방문조차 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안경테 유통사 관계자는 “한 동안 영업사원이 현장에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제품을 깔고 매출을 올리는 것, 그리고 수금을 하는 업무가 마비됐다”며 “상황이 이러다보니 영업사원을 계속 둘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권고 사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푸념했다.
또 코로나 한파로 인해 부도나 폐업, 그리고 회생신청을 요청한 기업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일부 안경공장의 가동이 멈추고, 부도업체가 양산되고 있다. 안경 공장 근로자들이 공장으로 출근하지 못해 일차적으로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대구지역 유명 안경테 제조업체인 B사의 경우는 폐업안내 공고문을 통해 코로나19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파산 절차를 시작하게 됐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또 국내 대표적인  대형 수입사중 한 곳인 C사는 법원에 회생신청을 제출한 상태며,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비슷한 규모의 수입사들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결국 마케팅 비용 감축, 영업사원 인원 감축 등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웨어 업계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종식이 되지 않는 이상 이런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래서 안경테 업체 관계자들은 올해보다 내년도를 더 걱정하는 눈치다.
내년 역시 특별한 매출 신장의 기회가 오지 않고, 코로나로 인해 영업 활동의 운신의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등할 만한 호재 역시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것 역시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모 수입유통사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나지 않는 이상 안경원의 움직임이 기존보다 더 소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본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제조유통사들은 무리하지 않은 영업 유통전략을 쓰면서 시장 동향만 지켜볼 뿐”이라며 “지난 5월 재난지원금 이슈 이상의 사회적 이슈가 없는 한, 아이웨어 업계는 코로나19, 경제난, 비수기 추운 겨울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악조건인 상황이지만, 과거 안경인들은 경기가 바닥일 때 이를 반등시키기 위해 여론을 환기 시키고, 이슈를 만들었다. 이럴 때 일수록 내실을 기하는 기회로 삼고, 직접 대면이 아니더라도 안경사들과 끈끈한 스킨십을 강화해 둘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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