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문 C/L가 국내 물류창고에서 배송돼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활황을 이루는 가운데 콘택트렌즈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콘택트렌즈는 의료기기로 등록되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은 법적으로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지만, 해외직구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온라인 콘택트렌즈 판매가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직구는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해외직구를 표방하는 온라인 콘택트렌즈의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해외직구 사이트가 온전히 해외에서 운영되는 사이트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해외직구를 표방하는 사이트는 서버만 해외에 두고 실질적인 운영은 한국에서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게 한다.
먼저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몇몇 해외직구 사이트는 표면상으로도 우리나라 사이트와 차이가 없다. 과거 콘택트렌즈 직구 사이트는 해외사이트를 직접 이용함으로써 영문 주소를 입력하거나, 배송대행지를 거치는 등 불편함이 따라 이를 활용하는 이가 제한적이었던 반면, 최근의 직구 사이트는 한글로 번역되고, 주소지까지 직접 배송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주문 방식과 함께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메뉴 구성과 프로모션 부분에서도 디자인면에서 이질감이 전혀 없다.
가장 의심이 드는 부분은 해당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콘택트렌즈 구매 시 국내배송보다 빠른 2일 안에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해외직구 물품의 경우 까다로운 통관 과정을 거치는데, 본지가 입수한 제품의 택배 패키지를 보면 해당 사이트에서 배송된 물품은 국내 물류창고에서 배송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이들 해외직구 사이트들이 포털사이트에 간단하게 검색만 해도 수십개의 홍보 블로그가 연계되는 등 국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 마케팅과 함께 추천인 코드 할인 등을 통해 해외직구 사이트 치고는 상당히 정교하게 국내 소비자들을 파고 들고 있다.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는 명백히 불법이다. 콘택트렌즈는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의 방법으로 판매할 수 없으며, 안경사가 안경원에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되고 있다. 무늬만 해외직구 사이트처럼 운영되는 이들 사이트 때문에 실제 콘택트렌즈 도매, 유통 업체들의 피해는 막심하다. 코로나 여파에 경기불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외직구가 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으로 의심이 가는 부분은 많지만, 명백한 증거 없이는 이렇다 할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근심은 더욱 크다.
안경업계 관계자는 “해당 해외직구 사이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외에 거처를 둔 사이트가 아니라는 말이 업계에 돌았다”며 “해당 사이트들을 조금만 검색해 보아도 해외에 서버를 둔 무늬만 해외직구 사이트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어 “실질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한국업체가 있는 듯 하다”며 “해외직구라는 이유만으로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어 이에 대한 전문적인 기관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협회 차원에서도 이들 사이트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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