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안경 온라인 판매, 국민 눈 건강 위협해

서울 중구 명동 아이닥안경 김영근 원장이 조선일보 독자 발언대 코너에서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를 반대하는 입장을 기고해 화제다. 김 원자의 기고 내용은 7월15일자 조선일보 ‘발언대’ 코너에 게재됐다.
김 원장의 기고 내용은 아래와 같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국내 IT 기업의 요청으로 도수 있는 안경의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안경원에 가지 않고도 쉽고 저렴하게 안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미국 와비파커가 있는데, 실제 판매 시스템을 보면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다. 와비파커는 소비자가 고른 안경테 5개를 배송한 뒤, 소비자가 가장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최종 선정해 모두 반송하게 한다. 이후 회사는 소비자가 선택한 안경테에 도수 렌즈를 삽입해 다시 발송한다. 이런 복잡한 절차에도 와비파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안경원에서 도수 안경을 사면 한국보다 3~4배 비싸기 때문이다.
와비파커가 이런 절차를 택한 것은 안경테를 개인에 맞게 보정하는 피팅 과정을 생략한 데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안경테는 규격화된 공산품인 반면, 사람 얼굴은 이목구비는 물론 눈의 초점 위치조차 좌우가 다른 경우가 많다. 피팅은 안경테를 조절해 눈의 초점과 렌즈 초점을 일치시키는 중요한 과정이다. 온라인에서 추출한 데이터만으로는 이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피팅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어지럼증, 약시, 눈모음 장애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도수 있는 안경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게 되면 국민의 눈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
와비파커에서 도수 안경을 구매하려면 제대로 된 피팅 절차가 없는데도 시력 측정, 조제·가공 비용을 포함해 150~200달러가 필요하다. 세 번의 배송 절차를 거쳐 완성품은 2주 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가격이면 명품에 준하는 안경을 구매할 수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몇 시간 안에 전문 안경사가 피팅한 안경을 그 자리에서 받아 착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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