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에도 거리두기 강화·마스크 영향에 못 벗어나

최근 며칠간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역대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 시즌 아이템인 손선풍기, 밀짚모자, 죽부인, 아이스크림, 얼음 등이 불티나게 팔리는 반면, 선글라스 매출은 2년 연속 부진을 겪고 있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용품이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는 반면, 반짝 성수기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선글라스 매출은 영 신통치 않다.
역대급 무더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강제 집콕’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거 ‘여름 필수템’으로 각광받던 선글라스는 2년 연속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안경업계는 마스크 착용 보편화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선글라스까지 쓰면 얼굴 90% 이상이 가려지고, 마스크 때문에 더운데 선글라스까지 착용하면 너무 갑갑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또 마스크만 착용했을 땐 눈을 보고 상대방이 누군지 알아챌 수 있지만, 선글라스로 눈까지 가리면 얼굴을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도 선글라스를 피하게 되는 이유다.
여기에 여름철 휴양지 방문이 예년보다 줄어들고, 착용할 경우 얼굴이 많이 가려진다는 점이 선글라스 인기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여름 휴가를 집에서 보내는 ‘홈캉스족’도 함께 늘면서 선글라스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장의 안경원들 역시 성수기 시즌인 여름휴가 시기에 선글라스 매출이 뚝 끊겨 울상이다.
안경테와 함께 그 동안 안경원 매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선글라스 매출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일선 안경사들의 분석이다. 불경기에도 오뚝이처럼 우뚝서 있던 대형 프랜차이즈 안경원 역시 선글라스 매출 하락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서울지역 모 안경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매출 하락 매출 요인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그 동안 입이 아플 정도 이야기했던 소비자의 소비 심리 위축, 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만 다양한 제품을 갖추지 못해 안경원이 따라가지 못하는 점, 선글라스가 여러 유통 루트를 통해 소비자들에 판매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꼽을 수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한 몫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대문 B안경원 원장 역시 “올해는 아직까지 전국민 재난 지원금도 없다보니 소비자들 지갑에 여유가 없다. 예년에는 여름휴가 때 잠시 여행이라도 가면서 선글라스 구매하던 패턴이 있었는데,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푸념했다.
선글라스 매출 하락의 피해를 본 것은 안경원 뿐 아니라 유통사들 역시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일부 업체는 자구책으로 패밀리 세일을 대대적으로 알리며, 소비자 행사를 벌여 안경사들에게 지탄을 받기도 했다. 예년처럼 오프라인 장소에서 행사를 벌인게 아니라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세일전을 벌이며,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사이트 링크를 걸면서 무차별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 명품 브랜드 수입유통사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지난해와 올해 계속되면서,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혀 전무한 여행객으로 인해 면세점 매출은 거의 없다. 그나마 일부 백화점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마저도 매출이 많이 떨어져 현재 선글라스 매출 위기는 비단 안경원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며 “안경원과 함께 선글라스 유통사 역시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유통사라고 해서 선글라스 판매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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