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전에는 일제에, 해방 이후에는 독재에 항거했던 ‘조선의 마지막 선비’ 심산 김창숙(1879∼1962) 선생이 착용했던 안경을 후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시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김창숙 선생의 손녀 김주 여사는 8월27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할아버지를 뵙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묘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아들 김태욱씨와 함께 기증을 결정한 물품은 안경알이었다. 오래된 안경테는 망실됐고, 김 여사가 안경알만 보관하고 있다가 식민지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박물관 측이 안경테 복원 작업을 마치면서 김창숙 선생이 썼던 안경은 온전한 모습으로 박물관 관람객들을 맞게 됐다.
김 여사는 “참 오래 갖고 있어서 테가 망가져 버려 알만 갖고 그냥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안경알이 나왔다”면서 복원된 안경을 보며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할아버지는 눈이 나쁘시지 않았다. 왜 그러셨는진 모르지만 무슨 일이 있을 땐 꼭 이걸 쓰셨다”면서 “밤에도 불을 끄면 눈에서 광채가 났다”고 했다.
윤경로 식민지역사박물관장은 “심산은 선비 의식을 끝까지 지키신 분”이라며 “그분의 한 몸과 같았던 안경을 우리 박물관에 보관함으로써 그 정신을 잘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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