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갈이 고객 급증…안경원, 안경테 판매에 위기감 커져

코로나의 여파로 안경테 시장이 침체했지만, ‘프리미엄 안경’ 시장은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개성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아낌없는 투자와 맞물려, 코로나시대에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간편하게 개성을 드러내기 좋은 고가 안경으로 명품 보복 소비 열풍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8월 프리미엄 안경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7.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21.6%, 지난해 31.1%에 이어 최근 3년간 프리미엄 안경 매출 증가율은 점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현대백화점 전체 명품군의 매출 증가율인 28.2%를 뛰어넘었고, 올해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독일 브랜드 마이키타(52.8%), 미국 브랜드 타르트옵티컬(48.2%) 등 매출 증가율이 특히 높은 수입 안경 브랜드는 안경테 가격만 최소 40만원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및 여행 감소로 전체 안경 시장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고가 안경만 나 홀로 호황을 누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해 안경테와 선글라스의 수입 금액은 전년 대비 각각 14.7%, 35.3% 줄어든 상황이다.
안경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안경의 인기를 코로나19 이후 터져 나온 명품 소비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안경은 가방이나 시계 등 고가의 명품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투자해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경 편집숍 콜렉트 관계자는 “소비 여력이 있는 30, 40대가 프리미엄 안경의 주 수요층이지만, 크롬하츠, 톰브라운 등 MZ세대에게 브랜드 자체가 인기 있는 경우 고가 안경 판매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100만 원대인 크롬하츠 안경의 경우 방탄소년단(BTS)의 정국, 딘딘 등이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톰브라운 안경은 대표적 패셔니스타인 지드래곤(GD)이 착용해 유명해졌다. 블랙핑크 제니와 협업한 젠틀몬스터,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윈터 등이 착용한 로렌스폴 제품도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바 있다.
또한 프리미엄 안경테 급성장은 코로나19 이후 상시화된 마스크 착용과 원마일 웨어(실내와 집 근처 1마일 반경 내에서 입을 수 있는 옷)의 인기 등과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보림 이화여대 패션디자인전공 교수는 “집콕으로 유행한 원마일 웨어를 입을 때면 안경으로 멋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화장할 때 눈을 강조하는 경향에 더해 안경도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아이템이 된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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