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협, 5개월 치열한 공방 끝에 막아내… 국민 눈건강 위한 합의 도출

정부 합의안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중요성 공감’
‘우리나라의 안경사는 국가시험 통해 면허 취득한 전문가’ 명시

11월30일 전국의 안경사들은 하루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도수 있는 안경을 인터넷으로 파는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이해 관계자 간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고 지난 30일 밝히면서, 일부 언론매체들이 단초점 안경을 이제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대거 기사화를 한 것. 하지만 하루만에 다시 상황은 역전됐다.
정부는 ‘한걸음 모델’로 불리는 갈등 조정 체계의 5번째 성과라고 했지만 ‘도수 있는 안경을 온라인에서 구매해도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지 연구 용역을 우선 실시해보겠다’는 것이 합의안의 거의 전부이기 때문에 도수 안경의 온라인 판매 허용은 무산이나 다름없다.
그 동안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이해관계자인 (사)대한안경사협회와 (주)라운즈의 일정 부분 입장의 차이는 있었지만, 국민 눈 건강과 안경사의 전문성, 안경사의 생존권이라는 명분을 근거로 펼친 상생조정기구의 8차 회의를 통해 5개월만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대안협 김종석 협회장은 “국민 눈 건강과 안경사의 전문성을 존중한 결정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급변하는 사회 속에 위기는 지속적으로 찾아올 것이고 위기에 대비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더욱 확실한 전문성 확보와 함께 협회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업권 수호를 해 나가야 한다”고 직접 안경사 회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당부했다.
지난 6월 정부는 ‘제37차 비상경제 중재본회의겸 제3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기재부가 진행하는 한걸음 모델 신규과제로 ‘안경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선정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소비자연맹, (사)대한안경사협회, ㈜라운즈, 중립적 진행자 등이 참여한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한걸음 모델 상생조정기구를 통해 8차례 전체 회의 및 이해관계자 간 개별회의를 진행했으며,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눈 건강 및 편익, 안경사 제도의 의의, 이해관계자 간 상생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상생조정기구 참여자들은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중요성에 공감하였으며, 눈 건강에 위해가 없는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추진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첨예한 논쟁들이 이어졌다.
5개월 동안 8차례 논의 끝에 상생조정기구 참여자들은 이번 한걸음 모델에서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정책 추진은 하지 않기로 했으며,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정책에 대해서 신중한 검토 등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이번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국민의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 및 보건의료분야의 특수성이 반영된 전자상거래에 대한 공동연구조사 진행 △안경업계의 상호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주)라운즈와 (사)대한안경사협회의 실무협의체 구성 등에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안은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라는 문구와 ‘우리나라의 안경사는 국가시험을 통해 면허를 취득한 전문가’라는 문구를 정부의 공식문서에 명시했다. 즉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중요성은 물론 국민의 눈 건강과 직결된 사안과 관련해서는 전문가인 안경사들의 가치와 의견을 존중하여 신중한 검토들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7월1일 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집회’를 통해 ‘국민 눈 건강을 해치는 정부의 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를 계기로 청와대· 국회·세종청사·기획재정부·광화문 정부청사·이스트소프트 앞에서 약 4개월 동안 전국 시도안경사회 및 안경사들이 총 130여 차례 1인 시위를 통해 ‘안경 온라인 판매’를 반대해 왔다.
그 동안 (사)대한안경사협회는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동위원장에 중앙회 민훈홍 수석부회장, 경상남도 안경사회 양우혁 회장을 선출하고, 각 권역별 위원장을 포함한 비상대책위원을 구성해 ‘안경 온라인 판매 절대불가 운동’ 및 ‘청와대 국민청원’, ‘대국민 서명운동’, ‘1인 시위’ 등을 통해 발빠르게 대처해 왔다.
김종석 협회장은 국정감사 출석 및 국회, 정부, 관계부처 등 각계각층에 ‘안경 온라인 판매’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국민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문가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 왔다.
이번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한걸음 모델 상생조정기구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낸 것에 대해, 김종석 협회장은 “국민 눈 건강과 안경사의 전문성을 존중한 결정이다”라고 입장을 밝히며 “이번 합의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우리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위기가 지속적으로 찾아 올 것이다. 앞으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안경계의 미래를 지켜 나갈 수가 없을 것이다. 협회를 중심으로 지부와 분회 그리고 회원들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서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종석 협회장은 “이번 기간 동안 1인 시위는 물론, 각자의 위치에서 혼신의 노력으로 업권 수호에 함께 해 주신 중앙회 회장단과 임직원, 16개 시도회장님들과 시도 임직원, 그리고 일반 회원들까지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우리 사회 속에 우리는 결코 강한 존재가 아니다. 절대 협회장이나 협회만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결과였다”며 “이번을 계기로 우리 안경사들이 더욱 뭉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한편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이해관계자인 ㈜라운즈측에서도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한걸음모델 합의문에 대한 기사들이 마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것으로, 혹은 조만간 허용될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제목들로 나온 것을 보았다”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른 기사다. 이번 합의로 라운즈에서 신청한 규제샌드박스는 철회됐다. 아울러 오히려 전문가인 안경사의 위상이 강조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또 “복지부는 대안협과 함께 안경사협회와 함께 온라인 판매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 향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유사한 내용이 신청될 경우, 안경사의 입장에서 방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강병희 기자 (bhkang77@naver.com)


(주)라운즈 입장문

안녕하세요. (주)라운즈 대표이사 김세민입니다.?그동안 저희로 인해 안경사님들께서 걱정과 우려가 많으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 한걸음모델 합의문에 대한 기사들이 마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것으로, 혹은 조만간 허용될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제목들로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른 기사입니다.
이에 짧게나마 관련한 정확한 사실과 저희 입장을 협회를 통해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합의로 저희 (주)라운즈에서 신청한 규제샌드박스는 철회되었습니다. 아울러 오히려 전문가인 안경사의 위상이 강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또한 복지부는 안경사협회와 함께 온라인 판매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입니다.?가이드라인을 만듦으로써 향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유사한 내용이 신청될 경우, 안경사의 입장에서 방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저희 (주)라운즈의 가상착용기술은 필요로 하는 모든 안경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협회와 협업할 예정입니다.?안경테 가상착용 기술은 온라인 판매와 전혀 관련 없는 고객 서비스입니다. 이번 한걸음모델을 통해 협회는 부수적으로도 큰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과학정보통신부 등에게 안경사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훌륭히 설파했고, 예상되는 성과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의의 상대방이긴 하지만, 협회장님과 임원 여러분의 논리적, 합리적인 말씀들에 저 역시 감복 받았음을 이제야 말씀드립니다.
다시 한번, 본의 아니게 혼돈과 우려를 드린 점 양해 말씀드립니다. 이번 합의로 그간의 걱정에서 마음을 놓으시게 되시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안경사의 한 사람으로서 안경업계의 발전을 항상 기원하고 있습니다.
안경사 회원님들의 연락처는 개인 정보로써 저희가 보유하고 있지 않기에, 협회를 통해서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주)라운즈  대표이사 김세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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