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상황 반복될 수 있어 남은 숙제 여전… 플랜B 검토해야

안경사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허용’ 논의 건이 이해 당사자간 상생 합의로 끝나 결국 무산되면서 일단락이 된 모양새다.
안경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고비를 넘기고 반색을 했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상황 역시 그리 녹록치 않아 보여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월부터 (사)대한안경사협회와 라운즈,기재부·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8차례 공식 회의를 가졌고 지난달 29일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가 국민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을 보건복지부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진행하겠다 △가상으로 안경을 착용하는 기술을 현재 안경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양측이 협업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결국 ‘복지부에서 계속 논의를 이어간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 주도로 대안협과 라운즈가 참여해 가상 시력검사의 안정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내년 초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온라인 안경 도수 측정이 부작용은 없는지, 이를 통해 도수를 맞출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진 않는지를 검증한다. 검증이 모두 끝난 뒤에 문제가 없으면 다시 협의를 이어가고, 온라인 판매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합의문을 살펴보면 한동안 도수안경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거나 구입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향후 몇 년 후에 이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는 여지가 커 보인다. 실제 이번 결과가 정전이 아닌 휴전이 된 상태라고 여기는 의견도 많다. 안경사들이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에 대한 완벽한 무산이지만, 기술 발전과 사회적인 여론 등으로 인해 외부에서의 업권 침탈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여론을 등에 업고, 혁신과 편리성을 주장하면서 도수 안경 온라인 판매에 대한 빗장을 계속 열어 제끼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안협 김종석 협회장 역시 회원들에게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를 막아서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안도할 수만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에게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며 “안경사들은 사회에서 결코 힘이 있는 존재가 아니다. 엄청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자가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저만 살겠다는 이기적 영업행태를 절대 지양해 주시고, 국가면허를 소지한 전문가로서의 가치를 꼭 담는 영업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금부터라도 안경사 단체와 안경사들은 소비자 대면시 도수안경은 반드시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에 의해 다뤄져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현재 의료기사법에 따라 대학 내 안경광학과를 졸업하고 국가시험에 의해 면허를 부여하는 안경사제도를 통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배출되고 있음을 각인시키고, 이들 전문가들에게 도수안경 판매를 맡기는 것이 국민의 눈 건강을 위한 최선책임을 주지시켜야 한다.
또 대안협 입장에서는 업권을 침해하려는 움직임에 사후약방문식의 대처가 아닌 상시적인 태스크포스 팀을 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업권 보호를 위해 미리미리 대비하고, 합의문에서 발표한 양자간 가이드라인 마련 이후를 대비하는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도수가 있는 안경렌즈, 콘택트렌즈는 의료기기다. ‘온라인 판매 플랫폼’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뉴 노멀’로 떠오르고 있다지만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가치가 바로 개개인의 생명과 건강이다. 절대적인 가치다. 끊임없이 편리를 좇는 시대라 하더라도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정책은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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