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문화 정착으로 업무효율성 높이고 전문성 강화해야

지난 토요일 김포 운양동에 거주하는 전모씨는 자녀들을 데리고 오랜만에 미용실을 찾았다. 주변에 미용실만 해도 수십여 곳이 되기에 어디든 방문하면 머리를 자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서둘렀다. 그러나 전씨는 자녀들과 머리를 자를 수 없었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려 7군데의 미용실에서 퇴짜를 맞은 것이다. 미용실 현장에는 손님이 없었음에도 기예약자들이 있어 전씨와 자녀들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전씨는 결국 머리를 자르지 못한 채, 다음 주 미용실을 예약하고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제 미용실 방문 시 예약은 필수가 되어버렸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미용실 예약을 한 후 미용실을 방문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이러한 예약문화는 안경원 입장에서 매우 부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유럽의 경우 검안 전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이 필수다.
예약문화의 정착은 안경사의 근무환경개선과 전문성 강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먼저 안경원에 예약 후 방문하는 문화가 정착하면, 안경사가 고객을 응대하는 시간과 조제, 가공하는 시간을 본인의 스케줄에 맞춰 조절할 수 있어 업무의 효율성을 높임에 따라 각각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안경사의 근무 유연성도 높아져, 그간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어온 안경사의 복지 부분도 해결할 수 있다.
더불어 예약시스템이 자리잡히면, 자연스럽게 안경사에 대한 전문성도 강화된다. 실제로 비단 예약문화뿐만아니라 전문직으로 인식되는 부분 역시 미용사에 한참 밀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 미용실의 경우 예약이나 이에 따른 후기 작성시 OOO디자이너, 선생님으로 언급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디자이너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통용되는 것이다. ‘원장’, ‘부원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것도 자연스럽다. 호칭만으로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는지 반문할 수 있겠지만,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통용되면 그에 걸맞는 고객들의 대응은 당연히 따라오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사)대한안경사협회를 포함해 많은 안경사들이 안경사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여전히 안경사를 전문가가 아닌 장사치 정도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다. 미용사들은 ‘디자이너 선생님’이라는 호칭과 예약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10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안경사 역시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통용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안경업계에서는 먼저 내부적으로는 안경사의 노력으로 이를 바꾸어 가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기업체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에 눈과 귀를 열고 적극적으로 참가함으로써 준의료인 포지션을 공고히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의료기사보다 전문성이 낮은 미용사들의 경우도 관련단체에서 진행하는 유료 교육 및 세미나가 활성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사들은 자비로 세미나에 참석, 최신 헤어디자인 트렌드와 처리기법 등을 배우고 있다.
다음으로 메디컬 개념의 조제·가공료 및 기술료의 현실화가 뒤따른다. ‘헤어디자이너’로 불리는 미용사의 경우 대부분의 가격이 기술료로 책정되는 대표적 직업군이다. 미용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와 가격대의 시술비에는 임대료, 광고비, 인건비, 인테리어비용, 운영비, 재료비, 기술료 등 제반 비용과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다고 자신있게 밝히고 있다.
안경사는 약사와 미용사 중간이라고 다들 이야기한다. 그 중간 어디 즈음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치마저 자칫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예약시스템의 정착은 ‘안경사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통용되기 위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불편하겠지만, 소비자와 안경사 모두 오히려 방문시 바로 응대가 가능해 편의성이 크다고 인식되면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다.
이미 콘택트렌즈, 안경렌즈 등 몇몇 제조사의 앱을 통해 프로모션 등의 이유로 안경원 방문 시간을 예약하는 비율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해당 앱을 사용하는 이용자에 한정해 예약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는 부분으로 여전히 미용실의 예약률과 비교해, 안경원을 예약 후 방문하는 비율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안경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안경원 예약시스템 문화 정착에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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