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선글라스 수입량 중국이 1위로 압도적

세계 최대 무역항 중국 상하이시가 코로나 봉쇄 장기화로 사실상 업무 마비상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8일부터 황푸강을 기준으로 단계적 봉쇄에 들어갔다. 당초 황푸강 동쪽 지역은 지난달 28일 오전 5시부터 4월 1일 오전 5시까지, 황푸강 서쪽 지역은 4월 1일 오전 3시부터 5일 오전 3시까지 순차적으로 봉쇄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봉쇄 기간 감염자가 계속 급증하자 시정부는 봉쇄 정책을 무기한 연장하고 있다.
문제는 봉쇄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상하이에 이어 산시성 시안과 허난성 정저우 등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오는 19일까지 부분봉쇄에 들어갔다. 확진자 0명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5월 봉쇄 해제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현재 상하이 현지 상황은 그야말로 열악 그 자체로 알려지고 있다. 랜덤으로 반복되는 항원, 헥산검사와 함께 구호물품의 보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굶거나, 공동구매나 물물교환을 통해 힘들게 식품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루 한끼를 먹으며 버티는 경우가 허다하며, 이마저도 기숙사에 격리된 유학생들의 경우 상황은 더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하이 교민신문인 상하이방 고수미 편집국장은 “3월까지만해도 시 전체 봉쇄를 안하기로 한 상하이가 결국 봉쇄를 결정해 2500만 상하이 시민이 현재까지 문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봉쇄 상황에 교민들이 많이 답답해 하고 있다. 보름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 심리적 허용기간이 지나니 교민들 사이에 서서히 마음에 동요가 일고 있다. 가장 큰 불안감은 준비된 식자재와 생필품이 줄고 있다는 점과 정부구호품만으로는 충족되지 않고, 온라인몰은 주문폭주에 결제 성공이 어렵고, 공동구매도 아파트마다 방역 여건이 달라 원활치 않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산업계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공장이 줄줄이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국내 공장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농심은 지난달 28일부터 연간 라면 3억5000개를 생산하던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가 지난 12일에야 부분 재개했다. 화장품을 연간 1억개 생산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상하이 공장은 지난 1일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안경업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제품 수급이 힘든 국내 안경테·선글라스 업체들이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안경테와 선글라스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압도적이다.
실제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안경테 수입, 선글라스 수입 국가중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수입된 안경테 금액은 4220만달러, 선글라스 수입액은 449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금액은 안경테 기준 817만달러, 선글라스 기준 4500만달러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 모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3월까지 수출입 현황에는 이번 봉쇄상황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4월에는 수출입 현황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중에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저가형 가성비 안경테는 90%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번 상하이 봉쇄조치가 안경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벌써부터 업계 내부에서는 ‘중국에서 물건이 들어오지 않아 난리다’라는 말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안경테 기업인 M업체 대표는 “하필이면 봄철 성수기 시기에 중국 상하이 봉쇄령이 떨어져 안타깝다. 현재 중국에서 안경테를 공급받는 업체들은 물건을 제때 받지 못해 비상시국이다. 특히 상하이 항만, 공항 물류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 한동안 국내 안경업체들은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영업하기가 매운 힘든 상황이다. 다행히 본사는 상하이 봉쇄 직전에 일부 물량을 공급받아 한시름 덜었지만, 봉쇄가 길게 갈 경우 우리 역시 봄철 성수기를 날릴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안경테와 선글라스는 보통 6월까지를 성수기로 본다. 지금 한창 신제품이 활발하게 입고되어야 하는 시기에 이렇게 봉쇄가 되면서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봉쇄가 풀린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완전 중단상태였기 때문에, 그동안 밀린 물량 처리 등 완전한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업계의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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