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등 공급단가도 상승 … 안경원, 제품가격 인상 두고 고민

국제 유가가 다시 한 번 요동치면서 글로벌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국내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또한 7월부터는 가스요금이, 10월에는 전기요금도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다. 가스·전기 요금 인상이 치솟는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8.22로 전년 동월 대비 9.2% 상승하며 1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니 자연스레 소비자물가도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로 1년 전보다 5.4% 상승하며 2008년 9월(5.1%) 이후 13년 8개월 만에 5%대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유가 인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치솟는 물가, 공공요금의 잇따른 인상 등이 계속되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안경업계도 다를 바 없다. 특히 안경원의 상황은 더욱 어렵기만 하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안경테 및 안경렌즈, 콘택트렌즈의 공급단가가 인상됐고 인건비와 임대료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예전보다 덜하거나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물론 물가와 원자재 가격 등 모든 것이 다 올랐기에 안경 가격 역시 이에 발맞춰 올려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안경 가격은 제자리이다. 대다수 안경원들이 선뜩 안경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찾아오던 소비자들의 발걸음마저 끊기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그 이유이다. 서울 노원의 한 안경사는 “공급단가 상승에 따라 품목별로 인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 중에 있다”고 말한 뒤, “하지만 그나마 찾아오던 고객들마저 끊길까 우려돼 선뜻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경원을 운영하다보니 안경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저가체인을 비롯한 일부 안경원들의 과도한 가격할인 경쟁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안경원들을 더욱 울상짓게 만든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안경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공급단가가 상승한 만큼 지금이 아니면 제값 받을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서울 홍대의 한 안경사는 “소비자들은 할인 많이 한다고 항상 그 안경원을 가는 것은 아니다”면서 “항상 망하는 매장은 저가형 매장”이라고 말했다. 수원의 한 안경사도 “안경렌즈, 안경테 등 이제 제값을 받아야 한다”면서 “안경 빼고는 모든 업종이 다 올랐다. 지금 안 올리면 살아남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안경가격을 인상했다는 대구의 안경사는 “남들 할인할 때 나홀로 피팅비와 가격을 고수해오면서 고객만족 서비스로 2년 넘게 버텼다”면서 “물가가 오르면서 가격을 인상했지만 소비자들도 물가가 오른 것을 다 알기에 이해해 주신다”고 설명했다.

물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공급단가 인상 등으로 이제는 안경 가격 인상 역시 불가피한 상황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안경원의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과도한 할인 경쟁보다는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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