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급여·과도한 업무시간 등 열악한 근무환경이 주된 이유

“구인 글을 아무리 올려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요.”
안경원에 2030세대 안경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몇 년 전부터 젊은 안경사 구인이 쉽지는 않았지만 최근에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얼마 전 본지는 전국 안광학과를 대상으로 모의고사와 관련 설문을 진행한 바 있다. 설문을 진행하면서 동강대학교와 경운대학교의 안경광학과 폐과됐음을 확인했으며 몇 년 안에 여러 학교에서 안경광학과를 폐과 할 예정으로 나타나 안경광학과의 위기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안경원에 2030세대 안경사를 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적은 급여와 과도한 업무시간 등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우선 경력이 없거나 얼마 안 될 경우 대개 최저시급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게다가 근무시간은 9~10시간은 기본으로, 빨라도 저녁 8시나 돼야 퇴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일명 ‘저녁이 있는 삶’은 기대조차 어렵다. 더욱이 안경원 특성상 주말과 휴일에도 일해야 하고 점심시간에도 마음 편히 식사를 할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보니 젊은 세대 일명 MZ세대들이 안경원 근무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홍대의 한 안경사는 “안경업계가 젊은 세대를 받으려면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요즘 2030세대들은 적게 받고 적게 일하려고 하는 세대로 과거처럼 열정페이를 요구하면 안되며 근무시간도 다른 직종처럼 줄여야 하고 주말이나 공휴일도 보장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렇다보니 안경원들이 초년차들을 기피하게 되고 그 결과 이제는 안경업계에서 젊은 세대들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국가 면허증 가지고 일하는 업종 중에 청년들이 사라진 업계가 안경업계 외에는 없다. 다 우리가 자초한 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물론 몇몇 안경원에서는 급여도 적절하게 책정하고 근무시간과 휴일 휴식보장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경력이 쌓여도 거기에 맞는 급여를 기대하기 어렵고 정년까지 근무가 보장되지 않다보니 안경원 근무를 기피하는 것이 현실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안경광학과 폐과는 안경사를 꿈꾸는 예비 안경사들의 수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안경광학과 학생들의 취업희망 1순위는 안경원이 아닌 안과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 안경광학과 학생은 “급여와 복지 수준이 안경원보다 나은 안과를 선호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운을 뗀 뒤, “안경원 취업을 선택했던 선배들이 안과 쪽으로 이직하거나 아예 다른 직종에서 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친구들도 안경원에서 근무하는 것 자체가 큰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포화상태에 가까운 안경원 수에 따른 무한경쟁 그리고 경제불황 등으로 인한 수익 악화, 임대료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는 안경원 대표들의 이야기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근무환경 등 안경원 문제점을 시대에 맞게 개선해야 할 때이다.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젊은 안경사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분명 젊은 안경사들은 돌아올 것이다. 만약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며 지금의 근무환경을 유지하려 한다면 더 이상 젊은 안경사들을 찾아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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