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검사·시기능검사·안경 처방은 안경사 고유의 업무 영역”

한국안경신문에서는 10월 세계 시력의 날을 맞아 국민 안보건을 최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안경사들의 눈 검안 사례를 모집했다. 시력 상실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전 세계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세계 시력의 날은 매년 10월 두 번째 목요일로, 올해는 10월 13일이다. 사례는 △시력검사 시 눈에 질병이 의심돼 병원에 가볼 것을 권유했는데 다시 찾아와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받았던 경우 △눈 불편증상을 호소하던 고객을 위해 다양한 검안으로 문제 원인을 찾아줬던 경우 △시력저하의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던 고객에게 다양한 검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줬던 경우 △그 외 시력검사 등 검안 시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 등을 받은 바 있다. <편집자 주>


사례Ⅰ

“시력검사 후 병원 진료 권유
신뢰받는 눈 전문가 인식시키는 계기 돼”

한국안경신문을 통해 특별하지는 않지만 저의 검안 사례를 이야기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4년 전 평소에 알고 지내던 남자고객이 방문했습니다. 고객님께서는 안경을 착용해도 원거리 근거리 모두 잘 안보여 불편하다고 토로하셨습니다. 일단 새로운 안경을 맞추기 위해 통상적인 시력검사를 했습니다. 시력은 안경을 착용해도 0.5~0.6 정도 겨우 나왔습니다. 그정도의 교정시력은 사용자도 만족 되지 않는 시력이고 검사자인 안경사 역시 만족할 수 없는 교정시력입니다. 하지만 안경원의 장비는 극히 제한적이라 할 수 있는 검사는 핀홀 검사, 격자 근거리 시표검사 정도입니다.
문제는 격자시표(모눈종이 형태 검사도구)를 통한 검사 결과 가로세로 시료가 일그러지고 가로세로 간격도 불규칙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고객님께 안경 구매는 잠시 미루고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길 권유했습니다.
저의 안과 병원 진료 권유에 고객님은 퉁명스럽게 반응하시고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고객님께서는 병원 가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답답한 마음에 가까운 안과를 방문했더니 안과에서 ‘왜 이제 왔냐’며 의사 선생님께 혼났다고 합니다. 그렇게 안과의원 소개로 대학병원을 방문해서 진료와 시술 주사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고객님의 병명은 황반 변성입니다. 안과 질환 중 가장 난해하고 치료 효과도 미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번의 레이저 시술과 주사 시술을 통해 계속 저하되던 시력은 멈춘 상태인데 역시나 만족도는 낮은 편입니다.
이후 고객님께서 안경원을 다시 방문하셔서는 “예전에 안과 진료를 권유할 때 병원에 방문했으면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았을까”라고 후회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늦게나마 병원을 가서 지금 정도 시력을 유지하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결과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 황반쪽 질환은 빠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제가 안과 진료를 권유했을 때 바로 방문해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지금보다 조금은 더 좋은 결과였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후 고객님께서는 눈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안경사인 저를 많이 신뢰하고 있습니다.
많은 안경사님들께서 잘 활용하고 계시겠지만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고객에게는 ‘격자시표’ 검사를 권유합니다. 검사 후 시표가 불규칙하다면 안경 판매보다는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볼 것을 먼저 권유하시기 바랍니다. 대단한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런 작은 일들을 통해 안경사도 신뢰할 수 있는 눈 전문가임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저의 시력검사 방법 중 한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우리 안경원은 수직 프리즘 처방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단안 시력검사 시 완전 교정 후 양안 개방 검사에서도 깨끗이 안보인다는 고객은 프롭터를 통한 수직 균형 검사를 해보면 역시나 시선 정렬이 안됩니다. 심할 경우는 난독증까지도 판정 받을 수 있습니다.
수직 프리즘을 이용해 편안한 안경을 찾았다고 고객께서 말씀하실 때면 역시나 안경사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고객의 눈 상태를 확인해 그에 맞는 안경을 맞춰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선물을 해드리기 위해서라도 공부하는 안경사로 살아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대구
갤러리아안경원
류재식 안경사


사례Ⅱ

뇌하수체 선종으로 인한 시야 결손 사례

뇌하수체 선종이란 뇌 조직 중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뇌하수체에 발생하는 모든 양성 종양을 의미하며 종양은 세포 덩어리를 형성하여 주변의 신경조직을 압박하게 됩니다. 특히 시신경을 압박하여 시력저하, 시야감소 증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제가 소개해 드릴 사례는 34세의 여성으로 라섹 수술 후 보안경을 맞추기 위해서 내원하였다. 고객의 이야기로는 수술 전 교정굴절력은 양안 -6.50D 정도라고 하였습니다.

■ 첫 방문
검안 값은 △OD 0.7(0.9×C-1.00D, Ax100) △OS 1.0(1.0×Plano)이므로 안경 착용 후 만족함을 표현하셨습니다.

■ 10개월 후 재방문
안경을 착용해도 잘 안보이는 것 같아 동네 안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초기 녹내장이라고 듣고 안경원에 내원하여 다시 검안하였고 검안 값은 다음과 같습니다.
△OD 0.1(0.1×S-0.75D C-0.50D, Ax100) △OS 0.9(1.0×S-0.50D)
검안 결과 좌안은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우안의 경우 나안시력 0.1, 교정시력 0.1, 핀홀시력 0.7 이었습니다. 레티노스코프로 검사와 기능검사에서는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암슬러검사에서 우안에 주변부암점 소견이 있어 시야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물론 안경원에서는 시야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가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대변법으로 측정을 하였는데 두 눈의 바깥쪽 시야가 보이지 않는 양이측반맹 증상을 보였습니다.
안과학 책을 펴고 내원한 고객에게 시각전달경로를 설명하고 시신경교차 부분에 압박이 생겨 두 눈 바깥쪽이 안보이는 증상이 있으니 꼭 큰 안과에 가서 진료 받으시라고 설명 드렸습니다.

■ 1주일 후 재방문
안과 진료 후 진료기록부와 소견서를 받아서 방문하셨고 시신경교차 부분에 이상이 있어서 대학병원 신경외과 예약했다고 하셨습니다.

■ 6개월 후 재방문
뇌하수체 선종 진단을 받아 수술 후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하시며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하셨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온 가족들이 충성 고객이 되었습니다.
만약에 이 분이 안과에서의 초기 녹내장 진단 후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시력과 시야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하여 정상 시력과 시야로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안경사로서 보람을 느꼈던 사례였습니다.


충주
성모안경원
위성현 안경사

▲ 안과에서 받은 시야검사 자료

사례 Ⅲ

뇌경색 진단 후 복시 증상의 처방 사례

소개하려는 사례의 환자는 67세의 남성으로 2022년 1월 19일 뇌경색 진단을 받은 후, 좌측 편마비가 발생한 케이스이다. 심장판막증, 복시로 인해 일상생활이 매우 힘들며 걷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안경원 방문하실 당시에도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하고 계셨다. 병원에서 복시 진단을 받았고 뇌경색 증상이 완화되면 복시 또한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 외에는 어떠한 처치나 처방도 없었다고 하였다.
현재 뇌경색 치료 관련 약물 복용중이며 좌측 편마비로 거동이 불편상태이다. 지팡이에 의지하여 걷는 것은 가능하나 오심과 복시로 인해 걷거나 물건을 잡는 등의 일상 행동에 큰 불편함이 있다. 식사 시에도 불편하고 오심으로 인한 식욕 저하도 있다. 심장판막증 경력이 있으나 현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인 영양섭취 부족으로 기력이 많이 쇠약해 보였다.

■시력검사

우세안 : OD
대광반사 : 정상
현재 안위 상태는 복합사시.
나안시력 OD = OS : 0.6(-2)
Retinoscopy와 Refraction 병행.

OD : +1.50 D -1.75 D Ax85 (교정시력 0.8에서 2개 틀림)

OS : +2.00 D -2.00 D Ax80 (교정시력 0.6에서 2개 틀림)

OU Vcc : 0.8(-2)

PD : 33.5 / 33.5

Phoria test : 10△BO = 15△BD(L)

좌안 약시. 연령에 따른 노안이 있으나, 일상생활을 위한 원용안경 처방만을 원함.


<VX110 수차 분석기 판독 결과>
노안과 복합사시에 의해 조절성히스테리시스는 없을 것이라 판단되며 AR 측정값과 Refraction에서 동일한 Spherical 값이 도출됐다. 우안에는 저위수차, 좌안에는 저위수차와 고위수차에 문제가 있다고 측정된다.
환자는 원시성 굴절이상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안경 착용을 하지 않았으므로 저위수차 및 고위수차의 발생은 당연한 것이라 판단된다. 노안에 의한 눈물막 역시 불균일하였다.
좌우안 모두 각막난시와 수정체난시가 존재하며 특히 좌안의 경우 각막난시 및 수정체난시 모두에서 부정난시에 가까운 형태를 보였다.


좌우안의 AK값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있었으나 시력교정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양안의 opacity에서 부유물이 관찰되고 있으나 wave-front 상태에는 큰 문제점이 없어보임.

좌우안 모두 야간에 더 많은 수차가 발생하고 있고, 고위수차는 좌안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광학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좌우안 모두에서 스트렐 비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MTF 그래프는 정상적인 형태를 벗어난 모습을 보인다. 좌우안 모두에서 미교정 상태의 주변부 그래프가 더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스트렐 비율을 보여주는 이미지에서 유추할 수 있다.

각막의 MTF 그래프만을 따로 보면 위 그림과 같이 나타나는데, 각막에서도 불안정한 주변부 값을 보이므로 이는 각막과 안내 굴절매체 모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우안 나안상태의 시뮬레이션


좌안 나안상태의 시뮬레이션

 


<실제 처방>
OD : +1.50 D -1.75 D Ax85     3△BO=3△BU (교정시력 0.8에서 2개 틀림)
OS : +2.00 D -2.00 D Ax80     4△BO=10△BD(교정시력 0.6에서 2개 틀림)
OU Vcc : 0.8(-2)
PD : 33.5 / 33.5

우안은 복합프리즘 렌즈를 처방하였고 좌안은 프레넬 프리즘과 단순 프리즘 렌즈를 병행하여 처방하였다.

오른쪽 : 일반 프리즘 렌즈, 왼쪽 : 일반 프리즘 렌즈 + 프레넬 렌즈

■결과
지난 8월 초 환자분께 재방문을 요구하여 Follow up 한 결과 단안 교정시력은 처방 시와 동일했으나 양안 교정시력이 0.9(+2)로 상승하였다.
심지어 안경원 방문 시 환자는 지난번 방문과는 달리 가족들을 대동하지 않고 혼자서 휠체어 없이 지팡이만 짚고 방문하였다.
복시는 느끼지 못한다고 하였고, 어지러움도 상당히 완화되어 일상생활 및 식사도 정상적으로 한다고 하셨다. 따라서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좋아지면서 병원에서는 뇌경색 상태도 많이 호전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전반적인 병세 호전의 소식을 듣고, 안위상태를 재측정 하였으나, 안위상태의 호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이번 케이스는 처방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종합병원에서 복시 진단을 내린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매우 분노하였다. 환자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인데 처방이 어렵다 하더라도 시도는 해봤어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안경사들은 전문성을 높여 환자들의 불편함에 한발 더 다가서야 한다.
안경사들 모두의 전문성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좋은 인재들이 발굴되어 안경광학과에 입학하고, 수많은 석박사들의 논문이 출판되어 안경사의 힘이 커져야만 ‘시력검사, 시기능검사, 안경의 처방은 안경사 고유의 업무 영역’이라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안안경
수원센터
오성진 안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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