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대로 된 가격 가치 반영해야 할 때”
무엇보다 우리나라 안경시장에서는 안경사들의 노동의 가치가 안경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경사는 안경사면허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직종으로, 안경이 제작되기까지 시력검사, 가공, 피팅 등 안경사의 손길이 거치지 않는 부분이 없다. 하지만 대체로 이러한 노동의 가치는 인정받지 못한 채 판매 매출에 좌지우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영등포의 한 안경사는 “50% 할인, 1+1 등 주변에서 저가로 판매하고 있는 안경원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면서 “물가·인건비·임대료·공급단가 인상 등으로 제품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주변의 과도한 할인경쟁 안경원 때문에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전의 한 안경사는 “시력검사 및 피팅, 조제가공비만 해도 최소 3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기에 아무리 저렴한 렌즈라도 3만원 이상은 받아야 적자를 면할 수 있는데 1만원대, 심지어 그 밑으로 판매하는 곳도 있다”면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이제는 안경가격에 제대로 된 가치가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 아니면 제값 받을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수원의 한 안경사는 “안경렌즈, 안경테 등 이제 제값을 받아야 한다”면서 “안경 빼고는 모든 업종이 다 올랐다. 지금 안 올리면 살아남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의 한 안경사도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다보니 다들 가격 경쟁으로 서로 살아남으려 한다”면서 “하지만 안경이라는 제품 자체가 사이클이 길다보니 이런식이면 장기적으로 볼때 다같이 망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결국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더라도 가격을 올려야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안경 가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사)대한안경사협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과도한 저가경쟁, 할인경쟁을 협회차원에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더욱이 안경 제값 받기가 ‘담합’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서울 홍대의 한 안경사는 “협회 차원에서 최소한의 가격 방어선을 유지하라는 공문을 안경사들에게 보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계몽할 필요가 있다”면서 협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제대로된 가치가 반영된 안경가격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협회를 비롯한 안경업계 모두가 동업자 정신, 동료의식을 가지고 함께 나서야 가능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경쟁 논란은 결국 지역의 문제”라면서 “협회보다는 오히려 분회나 지역안경사 모임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지역 상권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안경사들이 어려울수록 자주 모여 서로 상의하고 일정한 합의점을 만들려는 문화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