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재고 수만점 빼돌려 불법 판매후 회사 매각해

국내 하우스브랜드 애쉬크로프트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4일부터 애쉬크로프트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아이원’은 재고, 절도, 임금 미지급 등의 혐의로 前대표인 심모씨를 서울 영동포경찰서에 고소했다. 심씨는 회사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 등을 미지급하고, 회사 매각 이후에는 안경 재고를 횡령해 정식 판매처가 아닌 개인 블로그로 불법 판매한 의혹을 받고 있다. 심씨는 ‘아이원’에서 애쉬크로프트 인수를 완료한 이후 약 3만장 가량의 안경을 승인없이 횡령했으며, 2020년부터 매년 매출이 약 50억원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월급 및 퇴직금을 미지급한데 이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도 5개월 미납했다.
심씨는 안경원에서 선입금한 물품대금도 환불해주지 않고 회사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안경원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점주들의 집단 민사소송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 애쉬크로프트에 선입금 후 취소했으나 환불을 받지 못한 안경원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개별 안경원의 피해가 200~300만원 정도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비용이 부담되어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는 안경원이 많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피해도 크다. 애쉬크로프트는 지난 8월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쉬프트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이는 애쉬크로프트 신상품을 1+1로 주는 행사로, 폭발적인 혜택에 많은 소비자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기존 제작 예정이었던 제품의 경우 심 前대표측에서 제작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으며, 해당 제품에 대한 도면이나 정보 등의 인계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이원’에서도 제작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아이원’에서는 미수령 건에 한하여 대체상품으로 발송할 것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심 前대표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구매한 사람들은 ‘아이원’에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라 소비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아이원’은 심 前대표 개인 블로그를 통해 애쉬크로프트의 상품을 구매했더라도 불법 유통 안내 규정에 따라 ‘아이원’에서 책임지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아이원은 “운영권만 샀고, 부채권까지 산 것은 아니라 금액을 변상해줄 의무가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심씨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안경원들과 소비자가 짊어질 것이 우려돼, 환불을 진행하고 재고를 지급하는 등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쉬크로프트의 향후 운영과 관련해 아이원측은 “애쉬크로프트가 ‘아이원’으로 인수되어도 기존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당하던 담당자들도 ‘아이원’에 소속되어 업무를 유지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아이원’에서는 애쉬크로프트의 분위기 및 디자인, 제품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를 본 일선의 한 안경원 원장은 “안경테 업체 대표, 직원들의 사기 사건은 매번 끊이질 않는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 국내 하우스브랜드 업체 관계자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의 일탈이 자칫 국산 하우스 브랜드 이미지 전반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조속히 사건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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