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행수입업체, 홈쇼핑·인터넷 등에서 과도한 할인 판매

서울 노원구에서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A 안경사는 TV채널을 돌리다가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명품브랜드 G사의 안경테를 40만원이나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P브랜드의 명품 선글라스 역시 30만원 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A안경사는 “나도 매장에서 G사의 안경테를 판매하고 있지만 도저히 저 가격은 맞출 수 없다”면서 “소비자들이 안경원이 바가지를 씌우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물론 홈쇼핑에서의 안경테와 선글라스 판매는 불법은 아니다. 선글라스와 안경테는 국내법상 공산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홈쇼핑이나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무분별한 할인은 건전한 유통질서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안경이나 선글라스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정직하게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고 있는 안경원들이 그 피해를 보고 있다. 또한 해당 브랜드를 정식 수입·유통하고 있는 업체 역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그렇다면 과도하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어디일까? 본지 확인 결과 유명 수입 브랜드들을 병행·수입하고 있는 L업체인 것으로 보인다.
L업체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명품 선글라스와 안경테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80%까지 할인 판매되고 있었다. 더욱이 매년 오프라인에서 할인행사까지 해오고 있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어느정도 입소문이 난 상황이기도 했다.
물론 병행수입제품이기에 제품 자체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안경업계의 유통질서가 파괴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정직하게 제품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고 있는 안경원과 업체들이 ‘바가지’를 씌우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의심의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G브랜드와 P브랜드를 정식 수입·유통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들은 “병행수입업체의 홈쇼핑 판매나 오프라인 파격할인 행사 등으로 우리 역시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불법이 아니기에 우리로서도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병행수입이나 선글라스의 홈쇼핑·인터넷 판매 등은 불법이 아니기에 규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없다.
하지만 과도하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는 안경업계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에 지양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 수원의 한 안경사는 “업체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명품브랜드 선글라스가 홈쇼핑에서 과도하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선글라스와 안경테를 제작·유통하고 있는 한 업체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명품브랜드 선글라스와 안경테가 저렴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보니 국내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아무리 품질과 디자인이 좋아도 소비자들에게 명품보다 좋지 않은 것이 비싸기만 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우리 역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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