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점안형 노안 치료제 최근 승인…실효성에 의문 제기

최근 미국 FDA가 점안형 노안 치료제에 대한 승인이 화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일 수정체 탄력을 되돌리는 최초의 점안형 노안 치료제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FDA 승인을 받은 노안 치료제는 애브비 제약회사와 자회사인 앨러간 제약회사가 개발한 ‘뷰티(Vuity)’란 제품으로, 염산 필로카르핀(pilocarpine hydrochloride) 1.25% 점안액이다. 한 방울, 눈에 떨어뜨리면 15분 만에 시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대 6시간 동안 지속되며, 치료 효과를 누리려면 매일 점안액을 넣어줘야 한다.
뷰티는 노안으로 진단된 40~55세 성인 7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차례의 3상 임상시험(GEMINI)에서 효과를 입증하면서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필로카르핀 점안액, 한 그룹에는 가짜 점안액을 양쪽 눈에 하루 한 번 30일 동안 점안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가까운 거리와 중간 거리 시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 거리 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근거리 시력(DCNVA)이 위약을 점안한 그룹보다 3시간 뒤에는 22.5%, 6시간 뒤에는 32.2% 더 높게 나타났다. 치료와 관련해 중증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통, 안구 충혈 등 가벼운 부작용은 보고됐는데, 실험 참가자의 약 5%가 두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임동희 교수는 “필로카프린은 수정체 탄력을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을 수축한다”며 “모양체 수축으로 수정체가 두꺼워지면서 동시에 앞으로 이동하게 돼, 근거리를 조금 더 잘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필로카프린은 눈에서 조리개 작용을 하는 홍채도 수축시킨다. 홍채가 수축해 동공이 바늘구멍처럼 작아지면 근시를 약하게 유발해 노안을 교정할 수 있다.
미국 FDA 승인으로 노안 치료제의 한국 도입도 조만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승인된 뷰티 외에 필로카르핀 성분 노안 치료제를 기기로 투여하는 아이노비아사의 마이크로라인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1년 연구 결과에 따라 FDA 승인을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에서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뷰티의 경우 기존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낮추는 데 사용된 약물로, 가천대 길병원 안과 남동흔 교수는 “필로카프린 2%는 약 30년 전 녹내장 치료제로 많이 쓰이던 약물이다”라며 “농도를 조절해 이번에 노안 치료제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내장 치료제로 쓰일 때 충혈, 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꽤 있었고, 안약이라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이론적으로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혈압을 떨어트릴 수 있어 농도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더 좋은 약이 많이 나와 녹내장 치료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근시 억제제인 아트로핀이라는 제품이 외국에서는 꽤 오래 전 승인 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허가가 안 나다 올해 처음으로 출시한 사례도 있었다.
노안 치료제의 FDA 승인 소식에 안경계도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사를 접한 안경사들은 “치료인데 말이 되는건가…”, “매일 점안인데 장기간 사용시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상용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나, 국내 상용화될 경우 안경계에도 미칠 파급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한국안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