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트렌드보다 본질 집중해 인식 바꿔나가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디자인과 기술력, 여기에 가성비라는 무기 더해 ‘우리만’의 것으로
일본 번화가를 가면 사람들의 개성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헤어스타일부터 옷차림까지 겹치는 것 없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곤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일본에서는 아메카지, 우라하라, 시티보이 등 다양한 ‘룩’이 탄생돼 왔다.
반면 우리나라는트렌드에 민감하다. 당장 헤어스타일만 봐도 알 수 있다. 윗머리를남겨둔 채 안쪽 옆 뒷머리를 짧게 미는 형태인, 일명 투블럭컷은 남자들의 국민 머리라고 불린다. 언젠가 SNS에서는 베이지색 트렌치 코트를 입고 있는 네 명의 여성이 나란히 서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진이 게시물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차이에는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거 일본은 버블 경제로 호황을 누렸던 시기가 있었다. 국민들의 명품 소비가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패션을 비롯해 문화적인 인식이 상향 평준화가 됐다.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에는 여러 운동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국내 정세가 혼란스러웠고 경제 규모도 일본보다는 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명품보다는 인기 제품을 비슷하게 모방한 제품들이 국민들에게친숙하게 다가왔다.
또한 일본은 예로부터 장인 정신으로 유명했다. 하나를 만들더라도 정성과 노력을 담은 결과물에 가치를 느꼈다. 한끝에서 경쟁을 이룰 만큼 정교한 디테일은 해외 명품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이 없었다. 반대로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뤘기에 효율성의 극대를 추구하게 됐다. 품질보다는 가격을 중요시하며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이 일상에 스몄다.
이는 당연히 안경에도 반영됐다. 역사와 기술력이 집약된 일본 제품이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많이 찾는 것이 사실이다. 브랜드의 공식 사이트를 보더라도 일본의 경우 메인 화면에 브랜드 역사와 기술력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협찬 이미지가 우선 배치된 것을 알 수 있 다.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누가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가가 경쟁의 핵심이 됐다.
사회 현상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발생한 원인에 따른 결과가 존재하는 당연한 흐름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결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안경이 패션 아이템이기 이전에 건강한 시생활을 위한 교정 장치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교정 장치이기에 제작에 섬세한 과정이 동반되는 것도 당연하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점점 ‘우리만의것’이 라는 힘을 찾아 가고 있다. 비주얼은 물론 기술력으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가성비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으니 관심이 가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한발자국을 내딛기가 조심스러울 정도로 업계 상황이 어렵지만 그럴수록 트렌드가 아닌 본질에 집중할 때, 나아가 상생이 구축될 때 인식은 바뀌기 마련이다. 바뀐 인식은 업계 위치를 올릴 것이며 비로소 우리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착용해서 사러 왔다는 말보다는 이런 점이 마음에 들어 실제로 착용하고 싶어서왔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