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프랜차이즈 인식조사 SURVEY
저가경쟁 심화,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로 프랜차이즈 관심 고조 소비자 신뢰‧ PB상품이 장점, 2023년 조사 때 보다 2배 이상 증가 개별 안경원 특성보다 브랜드별 철학이 소비자 판단의 중요 잣대
안경업계 전문 리서치 기관인 Real Optical Research(이하 ROR)에서는 창간 23주년을 맞이해 전국 안경원 300곳을 대상으로 1:1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주차 프랜차이즈 특집에서는 프랜차이즈 선택 시 고려사항에 관한 내용을 물어봤다. 최근 치열한 저가 경쟁의 여파로 전국의 안경원 숫자는 감소세로 전환된 상태다. 특히, 프랜차이즈 안경원보다는 일반안경원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혼자의 힘보다는 뭉쳤을 때 조금이라도 생존에 유리한 게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프랜차이즈 가맹 여부와 가입 의향, 그리고 프랜차이즈의 장점 및 선택 기준, 예상비용 등 5문항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뭉칠수록 생존 가능성 증가, 안경사의 위기감 갈수록 심화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48.7%인 146곳은 이미 프랜차이즈에 가입한 안경원이었으며, 51.3%인 154곳은 일반안경원이었다. 프랜차이즈 안경원 가입자가 실제보다 높게 나타난 이유는 나홀로 매장의 응답률이 프랜차이즈 가맹점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또 프랜차이즈에 가입하거나 옮길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응답한 경우가 전체의 33.7%인 101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초 본지가 실시했던 조사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불과 2년도 안 된 시기에 안경사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크게 상승했다는 소리다. 그중에서도 기존에 프랜차이즈 안경원을 운영하면서 타 브랜드로 옮기려는 경우는 2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79명은 프랜차이즈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했던 이들이다. 그만큼 위기를 타개하는데 어떤 형태로든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프랜차이즈에 가입하거나 옮길 의향이 없다고 답한 안경사는 66.3%인 199명이었다.
소비자 신뢰도 상승이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장점
또 프랜차이즈 안경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항목은 ‘소비자의 신뢰도 상승’이었다. 전체의 43.7%인 131명의 안경사는 일반안경원보다 프랜차이즈 안경원이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39.3%인 118명은 ‘다양한 PB상품’을 장점으로 선택했다. 개별적으로 안경테와 렌즈 등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공급하는 다양한 PB상품이 안경원 운영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체계적인 교육’은 11.3%인 34명, ‘적극적인 마케팅’은 그보다 적은 5.7%인 17명의 응답자만이 선택했다. 각각의 브랜드들이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일반 안경사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NS 등의 마케팅 활동 역시 안경원 개별적으로 진행했을 때와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차이점에 대해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블로그 마케팅 등 SNS 홍보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탓도 있지만,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브랜드 인지도가 프랜차이즈 선택의 중요기준
그리고 이어진 ‘프랜차이즈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기준’에 대해 응답자의 56.7%인 170명은 ‘브랜드 인지도’를 선택했다. 이는 직전 질문의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답변이다. 소비자들의 거주패턴과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해당 상권에서의 비교우위가 장기간 유지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 지역 내에서만 거주하는 토박이 인구가 감소하고 직장이나 중심 상권에서 안경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단골의 개념도 점차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예전에는 도보로 이동하는 골목상권 안에서 3~4개 안경원끼리만 경쟁했지만, 이제는 자동차로 움직이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인근 생활권 내의 안경원이 모두 경쟁자가 된 셈이다.
도보에서 자동차로, 소비패턴 변화에 경쟁도 다변화
소비자들 역시 각각의 안경사나 안경원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보니 브랜드별로 차별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판단하는데 익숙해진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가맹비용’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택한 안경사가 22.7%인 68명, ‘계약조건’을 고른 안경사가 17.0%인 51명에 불과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반면, ‘교육프로그램’을 꼽은 안경사는 3.7%인 11명으로 조사됐다. 직전의 질문에서 프랜차이즈의 장점이 교육이라고 응답했던 안경사 34명 중 1/3만이 일관된 답변을 이어간 셈이다. 그만큼 교육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에 새로 가입하거나 변경하려는 안경사는 그 브랜드의 인지도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여 주길 희망하고 있었다. 다만, 기타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무조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게 아니라, 각각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아직은 안경사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경사 스스로가 브랜드 가치를 인정해야 소비자도 공감
단순히 인지도가 높다고 싸구려 저가 브랜드에 합류할 생각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안경사 스스로가 공감하고 확신이 설 때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시 투자비용에 대한 질문에 가장 많은 163명(54.3%)의 안경사가 1억~2억원 이내를 선택했다. 그다음으로 많은 85명(28.3%)이 1억원 미만을 답했으며, 3억원 이내는 35명(11.7%)에 불과했다. 5억원 이상도 17명(5.7%)이 응답했을 뿐이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가맹이 고객의 신뢰 향상에는 긍정적이지만, 투자비용은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