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눈 너머 마음을 보다’ MZ 안경사의 점프 커리어 쌓기

실무에서 터득한 ‘경청의 기술’, MZ세대 안경사의 진짜 이야기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경험으로 배워갑니다

2025-05-02     김태호 기자

<의왕아이데코안경원>고은서 안경사

 눈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라라는 조언은 그녀의 실무를 바꿔놓았다.

고객의 직업과 성향을 먼저 듣고 공감하는 방식은, 단순한 검사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MZ세대 안경사로서 아이데코안경원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녀는, 예약제 시스템과 현장 경험 속에서 차근차근 자신의 기준을 세워가고 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경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아버지가 오랜 기간 안경원을 운영해오신 덕분에, 자연스럽게 어릴 적부터 이 직업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가족의 일터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사회 경험을 해보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문 직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안경사라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바라보게 됐다. 현재는 아버지의 매장이 아닌 아이데코안경원에서 근무 중이다. 해당 매장은 실무 교육과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 응대 경험과 선배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어 커리어 초기 단계에서 적합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Q. 선배나 원장님에게 들었던 조언 중에, 실제로 많이 도움됐던 말이 있었나요?

A. 제가 현장에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조언은 검사할 때 눈을 보지 말고 사람을 봐라라는 말이었다. 시력이나 눈의 상태를 검사하는 과정 자체는 어느 매장에서나 비슷할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전체를 이해하고 응대하는 것이란 의미였다. 예를 들어, 체형이 다르거나, 성격이 내성적이거나 활발한 경우 등 고객마다 반응과 상황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검사 결과라도 처방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에 맞는 접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조언은 지금도 실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Q. 실무를 하면서 스스로 터득하게 된 나만의 팁이나 기준이 있다면요?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객마다 성향과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스스로 세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무조건 먼저 듣는 것이다. 검사를 시작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고객의 직업이나 평소 생활 습관 등을 물어보는 편이다. 그렇게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가능한 한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응대하려고 노력한다. 고객이 편안함을 느껴야 검사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경청과 공감의 자세를 갖는 것이 실무에서 가장 큰 팁이자 기준이 됐다.

 

Q. 예약제로 운영하는 매장에서 일해보니, 일반 매장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제가 근무 중인 매장은 과거에는 예약제를 시행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기 때문에, 그 전후의 차이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예약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고객 한 명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여러 고객이 동시에 방문해 응대가 분산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한 명씩 시간에 맞춰 방문하시기 때문에 검사와 상담 모두 훨씬 여유롭고 깊이 있게 진행할 수 있다. 방문 고객 수는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고객 만족도와 응대의 질은 확실히 높아졌다고 느낀다.

 

Q. 예약제 시스템이 업무 효율이나 커리어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느끼시나요?

A. 예약제가 도입되면서 업무 효율과 근무 환경 모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일반 매장에서는 고객의 방문이 불규칙하고 예측이 어려워 시간 분배나 응대 방식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예약제 운영 이후에는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투자할 시간과 에너지를 사전에 계획할 수 있어, 보다 집중력 있게 응대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환경은 단순한 효율성 개선을 넘어서, 안경사로서의 전문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여유 있는 상담과 정밀한 검사 과정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응대가 가능해지고, 고객 만족도는 물론 제 자신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예약제는 업무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커리어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Q. 고객 입장에서 예약제 운영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나요?

A. 전반적으로 20~40대 고객들은 예약 시스템에 큰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있으며, 예약을 통해 더 편안하게 검사받을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표현하시는 경우가 많다. 상담과 응대 과정이 보다 여유롭게 진행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반면,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은 예약 방식이 다소 익숙하지 않거나 번거롭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당일 방문 시 우선 응대를 해드리고, 다음 방문부터는 전화 예약을 권유드리는 방식으로 안내하고 있다. 예약에 익숙하지 않던 고객들도 몇 차례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예약제 운영이 고객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된다.

 

Q. 앞으로 직접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면, 예약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으신가요? 이유는요?

A. , 제가 매장을 직접 운영하게 된다면 예약제 시스템을 꼭 도입하고 싶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약제를 통해 하루의 일정과 고객 응대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면서도 제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매장의 운영 효율뿐 아니라 고객 만족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단순히 시간 관리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매장 운영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느끼고 있다.

 

Q. 안경사로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제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고객이 다시 저를 찾아주셨을 때였다. 그분이 전에 맞춘 안경에 만족하셨기 때문에 다시 방문하셨다는 점 자체가 큰 의미로 다가왔다. 특히 가족을 함께 데리고 오시는 경우가 있었는데, 자녀나 부모님 등 가족 단위로 재방문해주실 때는 단순한 응대 이상의 신뢰를 받은 것 같아 더욱 감동적이었다.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확신이 들고, 그 경험은 안경사로서의 자부심을 더욱 키워주는 순간이었다.

 

Q. 비슷한 연차의 안경사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A. 제가 전하고 싶은 말은, 어디에서든 모든 상황이 항상 명확한 기준이나 정답대로 흘러가진 않는다는 점이다. 때로는 잘못된 것 같아도 그냥 참고 지나가야 하는 순간들이 있고, 그런 시간을 견디다 보면 결국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속도가 느릴지라도, 오히려 그만큼 더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처음부터 빠르게 배우는 편은 아니었다. 주변에서는 더 빠르게 익숙해지는 동료들도 많았지만, 결국에는 그보다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체득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경험을 돌아보면, 지금 조금 느리다고 해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