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계, 상생의 엔진 달고 날아오르나

안경체인 협의회 구성, 협회 정책에 힘싣는다 양보와 협동으로 ‘상생의 길’ 모멘텀 구축

2025-07-17     안광석 기자

“과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힘을 모으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지난 15일 안경체인 업체들이 모인 간담회에서 허봉현 협회장의 일성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업계 발전에 유의미한 이야기들이 다수 쏟아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엔 적절치 않은 상황이다.

안경사의 업권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이 미스테리 쇼퍼들까지 고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서다. 

때로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아야 할 시점이 있다. 이날의 간담회가 그러했다. 이들의 만남 자체가 그 어떤 논의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다. 

그리고 앞으로는 협의체를 구성해 모임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이날 참석하지 않았던 기업들 역시 문호는 열려있다.

이날 한 관계자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참여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던 기업들까지 함께해 조금 놀란 게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힘을 모은다면, 안경사들에게 분명 더 나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은 모두 9곳이다. 이들 중에는 과거는 물론 현재 진행형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업체들이 다수 포함됐다. 

“살면서 내용증명이라는 걸 처음 받았고, 기분이 몹시 나빴다”라는 한 참석자는 “하지만 협회에서 진행하는 일이 안경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라고 덧붙였다. 

픽업 서비스와 관련된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잠시, 이날 회의는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너진 팩 렌즈 시장에 대한 반성과 변화를 통해 안경사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만들어갔다.

이날 회의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연속성을 얻게 된 배경이다. 물론 모두가 같은 마음은 아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갈등과 반목에서 상생과 발전을 위한 전환점은 마련됐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또 존중하려는 태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 가지는 모두가 동의했다고 생각한다. 체인을 구성하는 각각의 안경원과 안경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게 본부의 역할인 만큼, 협회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것. 이 합의가 가장 큰 결과물”이라는 참석자는 “협회장이 강조했던 것처럼 과거를 평가하고 비난하는 대신, 이제는 앞으로 어떤 협력을 이어갈지를 고민하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허봉현 협회장은 “안경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법안 개정은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며 “안경 보험도 6세 이하 아동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의 구상이 현실화하는 건 이제 오롯이 5만여 안경사들의 몫이다. 적진 앞에서 사분오열할지, 아니면 외세의 침략을 막아낼 수 있도록 하나 된 힘을 발휘할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