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페셜 인터뷰] 케어링아이웨어코리아 이승준 대표 

브랜드 지속성 통해 로드맵 제시, 안경원의 르네상스 열게 할 것   디지털 혁신과 정품 인증 솔루션 통한 가품 위험 차단으로 안경원 보호에 물꼬  케어링 아이웨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게 아닌 브랜드의 철학을 안경원과 함께 키워 가고자 해

2025-09-18     엄정여 기자

건축을 전공한 이승준 대표는 미국 유학 시절 다이아몬드 유통회사에서 일하며 럭셔리 유통에 입문했다. 귀국 후 파텍필립과 쇼파드를 한국에 론칭할 때 TF팀으로 큰 기여를 했고, 미국에서 MBA를 마친 뒤 홍콩 ‘샤필로(Safilo)’에서 7개국을 관리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케어링 아이웨어 그룹(Kering Eyewear Group)으로부터 스카우트된 그는 2014년 ‘케어링 아이웨어 코리아’를 설립, 한국 명품 아이웨어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경영 철학은 ‘판매 이후까지 책임진다’는 것. 안경사와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구축하며 한국 아이웨어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2025 서울 수주회

“수년간 공들여 키운 브랜드가 하루아침에 떠나는 경우를 업계에서 수없이 봐왔습니다. 남는 건 재고와 상처뿐이죠.”

글로벌 아이웨어 시장은 브랜드 라이선스를 중심으로 움직이지만, 특성상 브랜드 이동이 잦아 업계 혼란이 반복된다. 이 피해는 결국 안경원과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케어링 아이웨어 코리아 이승준 대표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짚으며 케어링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케어링 브랜드의 가장 큰 장점은 지속성입니다. 구찌, 발렌시아가,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처럼 브랜드를 직접 보유하고 있어 이탈 리스크가 없습니다. 안경원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 위에서 장기적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2014년 설립된 케어링 아이웨어 코리아는 그룹의 지원 아래 린드버그, 마우이짐, 구찌, 까르띠에,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 14개 브랜드를 직접 디자인·개발·유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한국은 글로벌과 달리 선글라스 강세 시장으로, 그는 앞으로 안경과 선글라스의 균형있는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브랜드별 성과도 뚜렷하다. 린드버그는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는 매장별 ‘효자 상품’, 마우이짐은 압도적 렌즈 품질로 ‘기능성 끝판왕’이라 불린다. 구찌 아이웨어는 국내외 모두 1위, 까르띠에 아이웨어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품 브랜드로 패션·기능성·럭셔리를 모두 아우른다. 발렌시아가 아이웨어는 한국에서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보테가 베네타 아이웨어는 해외에서 40~50대 중심으로 강세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반면 생로랑 아이웨어는 글로벌과 한국 양쪽에서 꾸준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 부산 수주회

특히 지난 봄 시즌부터 케어링 아이웨어 코리아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디지털 수주회 시스템’은 이 대표의 직원 사랑과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주문 실수를 거의 ‘제로’로 만든 혁신 사례다.   

“직원들이 수주회 이후 너무 지쳐 있는 걸 보고, 이 과정을 어떻게든 개선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종이로 주문받고 다시 컴퓨터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고, 이를 수정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어요. 이런 비효율을 줄이고자 디지털 시스템을 개발했죠.”

효율은 10배 높아졌고, 종이 비용 절감 효과까지 감안하면 약 3년 내 구축비를 상쇄할 전망이다. 이 ‘페이퍼리스 시스템’은 매 시즌 수십 그루의 나무를 보호하는 효과를 내고 있으며, 케어링 아이웨어 글로벌에서도 주목하는 ‘한국형 혁신’ 사례로 자리 잡았다.

이번 FW 수주회에서 론칭한 ‘정품 인증 솔루션’은 업계의 오랜 숙원이던 가품 유통 문제 해결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2022년 10월 이후 출고된 제품은 시리얼 넘버로 정품 여부와 구매처 확인이 가능하며, 정품만 A/S가 가능하다. 덕분에 안경원은 가품 판매 위험에서 보호받을 수 있어 현장 안경사들의 반응도 뜨겁다.

“구찌 아이웨어 같은 인기 브랜드는 가품도 많아 안경원에서 수리 의뢰를 받았다가 가품으로 판명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되는 구조를 바꾸고자 2년간 준비해 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케어링 아이웨어는 가품 근절에도 총력을 기울여 왔다. 온라인 판매 사이트 폐쇄 30여 건, 경찰 공조수사 2건, 법적 조치 2건 등 구체적인 대응 성과를 기록했다.

매년 많은 인력과 투자를 통해 ‘원데이 원퍼포먼스’ 활동을 진행, 직원들이 직접 온라인 의심 제품을 구매·신고하며 가품 유통을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또한 9년째 A/S 전용 웹을 운영, 고객이 사진을 업로드하면 상담과 수리 과정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A/S를 ‘브랜드 가치 연장’으로 보며 판매 이후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 안경사, 소비자와의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케어링 아이웨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을 함께 키워가는 회사입니다. 안경원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이승준 대표는 케어링 아이웨어를 단순 수입 유통사가 아닌, 안경원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파트너이자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케어링 아이웨어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은 화려한 구호가 아닌, 묵묵히 곁에서 오래 함께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이승준 대표는 지속가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디지털 혁신, 정품 인증 솔루션이라는 세 가지 전략으로 한국 명품 아이웨어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케어링 아이웨어의 시도가 업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투명성 강화를 이끌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