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안경사의 날, 통합으로 “힘 모으자”

중앙회 추가보수교육, 상생의 실마리 제공 안경계를 하나로 만드는 통합의 집행부 구성해야

2025-09-26     안광석 기자

1989년 9월28일. 전국의 1만여 안경사는 서울 88체육관에 집결해 안경사의 업권을 지켜냈다. 매년 9월28일을 ‘안경사의 날’로 기념하는 이유다. 그리고 지난 일요일 36주년을 맞이했다. 이날의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 매년 비슷한 시기에 기념식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 마곡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 안경광학산업 전시회’와 맞물려 11월 20일 개최한다. 평소보다 2개월 정도 늦어지는 셈이다. 그렇다고 그날의 정신마저 늦춰질 순 없는 문제다. 바로 하나 된 안경사만이 스스로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대한안경사협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낸다. 안경사 스스로의 자정 없이는 외부의 메스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경기도의 한 원장은 “그럼에도 분열을 멈추고 통합의 길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안경사의 미래 또한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면허를 보유한 안보건 전문가로서 국가가 부여한 보수교육을 이수하는 건 당연한 책무다. 협회가 복지부와 함께 장기 미이수자에 대한 면허정지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예고하고 나선 까닭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도 빚어졌다. 특히, 교육의 실효성 등 회원들의 불만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책임만 강조된 면도 적지 않다. 더욱이 홈쇼핑과 픽업서비스 등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회원들의 피로감도 누적된 게 사실이다.

다만, 변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잘한 건 잘했다고 인정해야 한다. 이번 중앙회 추가보수교육에 많은 안경사가 동참할 수 있었던 건 협회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준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대안협 핵심관계자는 “이제는 서로가 마주하고 대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갈등 대신 대화의 시간이 무르익고 있음이다.

문제는 대안협 내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공존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소외되고, 누군가는 또 상처 입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조그만 틈이 어느새 외부에서도 드러날 만큼 커다란 균열로 자라나는 중이다. 

집행부 임기의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일부 회장단이 일종의 보이콧을 벌이고 있다는 제보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소문은 일파만파 확산되며 다양한 버전으로 유통되고 있다. 전국의 안경사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외압을 이겨낸 지 36주년을 맞이한 시점에 말이다. 

“적을 눈앞에 두고 분열하는 조직의 미래는 없다. 안경사 스스로가 뭉치지 않는다면, 타각적 굴절검사와 의료보험 등 업권강화를 위한 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는 “36년 전 그날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진영을 뛰어넘는 통합의 집행부가 출범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한다.

선거에서 얼마나 역할을 했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안경사들을 하나로 모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국민의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 그건 안경사들도 마찬가지다. 상처받은 이들을 다독이고, 어루만져 하나로 만드는 일. 어쩌면 업권 강화보다 더 시급한 책무일지 모른다. 36년 전 그날의 의미를 되새긴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