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4주년 특집] 콘택트렌즈 인식 서베이 

멀티포컬·난시 렌즈, 성장 탄력 확대…내년 시장 재편에 신호탄 안경사 추천·권유가 가장 큰 영향 미쳐…‘전문성과 신뢰’가 승부 좌우

2025-10-30     엄정여 기자

안경업계 전문 리서치 기관인 Real Optical Research(이하 ROR)에서는 창간 24주년을 맞이해 전국 안경원 300곳을 대상으로 1:1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은 빠르게 변화하는 콘택트렌즈 시장 속에서 안경원의 주요 성장 품목, 교체 주기, 소비자 구매 패턴 등 현장의 생생한 흐름을 짚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토릭과 멀티포컬 렌즈의 수요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2026년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결과가 눈길을 끈다.

성장한 제품군 ‘멀티포컬’ 1위
토릭도 가파른 성장
기능성 렌즈가 시장 소비 키워 

올해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제품군은 ‘멀티포컬렌즈 (54%)’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토릭렌즈(31%)’, ‘컬러렌즈(8%)’, ‘구면렌즈(7%)’ 순으로 나타났다.

멀티포컬렌즈는 인구 고령화와 ‘액티브 에이징’ 트렌드가 맞물리며 수요가 확대됐다. 여기에 소비자 인식 변화로 ‘노안 관리’가 미용·활동성 유지와 결합된 제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렌즈 제조사들의 소재·기술 혁신이 착용 만족도를 높이며 재구매 강화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토릭렌즈의 상승세도 여전하다. 최근 원데이 난시렌즈 중심으로 피팅 정확도와 착용감이 개선되면서 재구매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처럼 기능성 제품은 단순 시력 보조를 넘어 맞춤형 솔루션 및 상담 서비스 연계를 통해 매출을 주도하는 중추로 자리 잡고 있다.

컬러렌즈는 트렌드 변화에 따라 주기적 순환이 이뤄지는 품목으로, 2030 소비층의 미용수요가 꾸준히 존재한다. 구면렌즈는 전통적 기본 수요에 해당하므로 변동폭이 작았다.

브랜드 교체 주기
‘3개월 이내’가 67.3%
 짧아진 주기, 고객 관리 승부 

기존 착용 브랜드나 제품을 교체하는 주기는 ‘3개월 이내’ 응답이 67.3%로 압도적이었다. ‘1년 이내’가 15.7%로 그 뒤를 이었으며, ‘6개월 이내’가 10.3%로 조사됐다. 또 ‘3년 이상’이 5%, 1~3년’이 1.7%에 그쳤다.

초단기(3개월 이내) 교체가 우세하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초기 착용감·피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초기 만족도를 확보하지 못하면 고객은 빠른 이탈로 이어진다. 즉, 3개월 단위 점검·피드백 서비스가 재구매율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반영해주는 결과다.

특히 ‘피팅의 불편’, ‘가격 할인 정보’, ‘안경사의 추천’이 교체 계기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충성도보다 착용감 피드백과 꾸준한 상담이 더 중요하다”라며, 고객 유지보다 ‘체감 만족도 점검’이 경쟁력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착용 후 피드백·교정 피팅 유도 등 안경원에서의 사후관리가 재구매와 충성도로 연결된다. 제조사·유통사는 안경원에 대한 교육, 자료 제공과 함께 소비자용 착용 가이드, FAQ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가격 프로모션이 단기 유입에는 효과적이나 장기적 충성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장 지적이 있었다.

교체 이유 ‘안경사 추천’이 1위
전문가 신뢰가 매출을 만든다 

고객이 브랜드를 교체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묻자 ‘안경사 추천’이 39.3%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가격·프로모션’이 36.7%로 조사됐으며, ‘광고·홍보’가 19%, ‘신제품 출시’가 5%였다. 

이는 소비자가 여전히 렌즈 선택에 있어 ‘전문가 신뢰도’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NS 후기나 인플루언서 광고보다 실제 피팅 경험과 전문 상담에서 느낀 ‘신뢰’가 구매 결정을 좌우하는 셈이다. 특히 착용 이유·불편사항을 적극 청취 및 해결 제안하는 컨설팅 상담이 차별적 경쟁력이 된다.

한 안경원 대표는 “결국 고객이 다시 찾는 이유는 ‘추천의 정확도’”라며 “현장 전문성이 곧 브랜드 가치”라고 말했다.

현장 추천의 파급력은 디지털 리뷰보다 오프라인에서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따라서 콘택트렌즈업체들은 오프라인 안경원 대상 교육 및 체험 키트 지원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소비 패턴은 ‘체감 관리’로 이동…전문가의 피팅·상담이 관건

소비자 응대 방식 ‘검사 권유’ 60%
상담형 판매가 표준화

고객 응대 시 소비자가 요청한 브랜드나 도수를 그대로 판매하느냐는 질문에 ‘검사를 권유한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그대로 판매한다’가 38%, ‘다른 브랜드를 권유한다’가 2%였다.

검사 권유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안경원들이 단순 판매가 아니라 시력검사·피팅 중심의 상담형 영업이 표준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피팅 결과를 근거로 맞춤형 제안을 하는 것은 소비자 신뢰 구축과 재구매로 이어지는 핵심 활동이다.

특히 “소비자 스스로 브랜드를 선택하지만, 최종 결정은 검사 결과에 따른 전문가 판단을 따른다”는 경향이 뚜렷하다. 즉, 안경원에서 콘택트렌즈 판매 시 ‘정확도’와 ‘피드백 관리’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대로 판매’한다는 응답도 38%에 달해 고객 편의성을 중시하는 상권, 상황(급한 교체 등)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안경원은 상황판단에 따른 유연한 접객 서비스와 검사 권유 시 소비자의 저항을 낮추는 설명과 혜택 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전망 ‘멀티포컬’ 47.3%
 1위 기능 복합, 맞춤화가 트렌드

2026년 가장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콘택트렌즈 카테고리를 묻자 ‘멀티포컬렌즈’가 47.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토릭렌즈’가 25.3%, ‘구면렌즈’가 24.3% , ‘컬러렌즈’가 3%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동시에 ‘시력 교정+생활 편의’ 및 기능 복합형 제품이 시장의 주류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토릭렌즈 역시 착용 경험이 누적되고 피팅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향후 2~3년 내 성장률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릭·멀티포컬 렌즈의 고기능성 제품군 증대, 퍼스널라이징·맞춤 피팅 서비스 확대, 고객 대상 주기적 리마인드 마케팅이 성장의 핵심이다.

컬러렌즈는 ‘표현형 아이템’에서 ‘이미지 강화형 렌즈’로 진화하며, Z세대 중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Z세대를 타깃으로 한 미용시장 차별화 및 체험 마케팅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콘택트렌즈 시장이 단순한 시력보조재가 아닌, ‘개인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렌즈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신뢰·경험·전문화’로 안경사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렌즈 생태계의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안경사는 단순 판매자가 아닌, ‘상담·관리 전문가’로서 전문성·신뢰도 제고가 미래 콘택트렌즈 시장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