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로조 학술기고 1] 콘택트렌즈 55년, 그리고 25년의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

2025-11-06     엄정여 기자

1968년 미국의 식품의약청(FDA)는 소프트콘택트렌즈가 의료기기로서 분류 필요성을 인식하고, 시장 출시를 위해서는 FDA 승인을 받도록 하였다. 이후 1971년말 Bausch + LombSofLens 렌즈가 최초의 FDA 승인을 받게 된다. 첫 번째로 출시된 렌즈는 하이드로겔이라는 생체친화적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콘택트렌즈 역사에서 가장 큰 혁신이라 할 수 있는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가 출시된 지도 벌써 25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하이드로겔 소재, 그리고 실리콘 하이드로겔 소재 모두 각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택트렌즈 브랜드, 교체주기, 그리고 다양한 교정용도(구면, 난시용, 노안용, 근시억제용)160개 이상의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어 있다.

지금도 콘택트렌즈는 더 다양한 소비자의 필요 요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새로운 시도와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기고에서는 3차례에 걸쳐 지난 55년간의 콘택트렌즈 역사를 통해 하이드로겔 재질과 실리콘 하이드로겔 재질의 임상적 의미를 되돌아보고, 미래 소프트렌즈의 지향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추병선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안경광학과)

시력 교정에서 눈 건강으로의 패러다임 변화 - 산소투과성(Dk)과 산소투과율(Dk/t)의 재해석

콘택트렌즈는 단순한 시력교정 도구를 넘어, 눈의 건강과 편안함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에 들어섰다. 하이드로겔 소재 기반으로 제작된 최초 상용화 렌즈는 1971년 미국 Bausch + Lomb사가 출시한 렌즈로 FDA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 소재는 우수한 생체적합성과 편안한 초기 착용감, 눈물막과의 안정적인 상호작용 그리고 우수한 경제성으로 인하여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최초의 렌즈는 Poly-HEMA 재질(polymacon)1일에서 7일 사이 연속착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들어있었지만, 현재 콘택트렌즈 업계에서 눈 건강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생각하는 산소 관련 지수인 Dk 혹은 Dk/t에 대한 개념은 그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최초 콘택트렌즈에 대한 Dk 혹은 Dk/t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문헌에서 확인할 수 없으나, 동일 재질의 Dk값은 8.4×10¹¹ 로 알려져 있다.

▲콘택트렌즈 발전 역사

Dk(산소투과성)과 산소투과율(Dk/t)에 관한 역사적 연구의 등장

198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하이드로겔 콘택트렌즈의 연속착용(extended wear) 사용을 승인했으며, 1980년대 중반에는 미국 내 사용자 수가 약 400만 명에 이르렀다. 콘택트렌즈는 각막위에 착용되는 것으로 각막의 정상적인 대사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특히나 혈관이 없는 각막의 구조상, 대기중의 산소가 주 공급원이 된다. 각막으로의 원활한 산소공급은 각막 내 세포 기능의 유지 및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부종을 방지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FDA에서도 실제 콘택트렌즈 착용시 필요한 산소량에 대한 정량적 수치가 제시된 바는 없다.

1984HoldenMertz은 콘택트렌즈 역사에 획을 긋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는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Dk/t 개념을 실제 콘택트렌즈 임상적으로 적용하여, 산소투과율과 각막부종과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이 연구에서는 하이드로겔 소재는 연속 착용(overnight wear) 시 각막부종(corneal edema)의 위험성이 있으며, 이런 각막부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일착용(daily wear) 시 최소 Dk/t 24⁻⁹, 연속착용(extended wear) 시 최소 Dk/t 87⁻⁹의 산소투과율 (oxygen transmissibility)을 가져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Dk 8polyHEMA 저함수율 렌즈 (e.g. polymacon 38%)는 두께가 33μm 이하로, 연속착용 저함수율 렌즈 기준 9μm 이하, 고함수율 렌즈 기준으로 46μm 이하의 두께로 제조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렌즈 두께도 100μm (0.1mm) 전후로 제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 두께로 만드는 것은 그 당시의 제조기술의 한계상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장시간 하이드로겔 렌즈를 착용시 산소전달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의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후 1985Holden & Efron 교수는 렌즈의 교체주기 단축의 개념을 촉발한 결정적인 연구로 평가받는 Gothenburg 연구 결과가 발표하게 되는데, 이 연구에서 한쪽 눈에만 고함수율 하이드로겔 렌즈(71%)를 장기간(평균 62 ± 29개월)을 착용하도록 한 후 관찰한 결과, 각막상피의 산소섭취량 감소, 상피 및 기질의 두께 감소, 내피다형화 등이 관찰되었다.

렌즈 착용 중 단 이후에는 각막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으나, 내피다형화의 변화는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이 내피다형화는 임상적으로 각막내 수분조절 기능을 저하하여 각막 부종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연구 결과는 콘택트렌즈의 연속착용 및 장시간 착용으로 인하여 산소공급이 제한되면 각막 전층에 지속적인 변화를 야기한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주었으며, 렌즈 교체주기를 단축하고, 산소투과율이 높은 소재로 제작된 렌즈를 착용함으로써, 장기 착용으로 인한 안구 표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Holden & Efron 연구논문에 수록된 각막 내피다형화 (그림 인용, Invest Ophthalmol Vis Sci, 1985. Fig 7)

1999Harvitt & Bonanno는 기존 HoldenMertz 연구 결과를 재해석하여 생리학적 모델(physiological model)을 제안하게 되었다. 이 연구의 결과로 매일착용(daily wear) 시 최소 Dk/t 35 ×10⁻⁹, 연속착용(extended wear) 시 최소 Dk/t 125 ×10⁻⁹의 산소투과율 (oxygen transmissibility)을 가져야 정상적인 생리적 대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정의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높은 Dk 소재의 필요성을 입증한 것으로, 실리콘 하이드로겔(SiHy) 개발의 당위성과 이론적 근거 제공하게 되었다. 2009Morgan & Brennan의 연구에서는 렌즈의 Dk/t에 대해서 렌즈의 디자인에 따라 중심부와 주변부의 렌즈 두께가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면 (근시교정용인 경우, 중심부가 가장 얇고 주변부의 두께가 두꺼워짐), 매일착용 렌즈 중심부의 Dk/t19.8×10⁻⁹, 그리고 주변부는 32.6 ×10⁻⁹ 이상의 수치를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Dk(산소투과성)과 산소투과율(Dk/t)에 관한 국제 표준과 임상적 권고안

국제 표준 ISO(18369-14)에서는 Dk 혹은 Dk/t의 측정·표기 방법과 용어를 규정하고 있는데, 임상적으로 안전하게 착용할 수 있는 최소 Dk/t 기준값을 정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ISO에서 제시하는 최소 Dk/t 값은 없지만, HoldenMertz (1984)의 매일착용 Dk/t 24⁻⁹, 그리고 연속착용은 Dk/t 87⁻⁹기준을 임상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콘택트렌즈 설계상 근시교정용인 경우 렌즈 중심부가 가장 얇게 설계되고, 이 광학 중심 부분을 통한 Dk/t 측정을 이루어지기 때문에 렌즈 주변부는 제시된 Dk/t보다 낮은 수치를 갖게 된다. 따라서 보수적인 Dk/t이 권고되고 있으며, 특히나 일부 임상에서는 연속착용인 경우는 최소 Dk/t 125 ×10⁻⁹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HoldenMertz의 연구에서 제시된 Dk/tHarvitt & Bonanno연구에서 제시된 Dk/t의 차이는 어떤 기준을 삼는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실제 학계에서는 일일착용의 경우에는 Holden & Mertz(HM)Dk/t 24×10⁻⁹가 일반적으로 많이 적용되고 있으며, 연속착용인 경우에는 Harvitt & Bonanno의 최소 Dk/t 125 ×10⁻⁹의 기준이 권장 사항으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연속착용 가능으로 출시된 콘택트렌즈 조차도 연속착용을 권장하지 않고, 매일착용을 권장하는 측면에서는 기존의 HoldenMertz이 제시한 수준이 임상적으로 적정 수준으로 권장되기도 한다.

최초의 하이드로겔 콘택트렌즈가 출시된 이후, 55여년간의 시사점

하이드로겔 소재가 생체적합성, 착용감, 경제성에서 우수한 소재이며, 수 십년간 임상적 적용으로 안정성과 시장성이 입증된 소재

건강한 연속착용을 위해서는 각막에 전달되는 산소가 매우 중요하나, 하이드로겔 소재는 렌즈 내의 함수율에 기반하여 산소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연속착용 시 각막부종을 야기할 수 있음

Dk/t에 관한 다양한 학계의 의견이 있으며,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권고안은 HoldenMertz이 제시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