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심각… 품질 검증된 렌즈 착용 절실

 

‘칼라렌즈, 서클렌즈, 눈물렌즈, 피어싱렌즈...’

고등학생 이모양은 최근 눈동자가 크고 또렷해 보이는 서클렌즈를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러다 미용렌즈 동호회카페에서‘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은 서클렌즈를 싸게 팔겠다’는 글을 발견하고 1만원에 은은한 갈색 빛이 도는 서클렌즈를 구입했다.

자연스러운 갈색 눈빛에 눈동자까지 커 보이자 주변에서 ‘눈이 예쁘다’는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눈의 충혈이 계속되고 자꾸 눈물이 나자 중고렌즈의 상태를 의심해보기도 했지만 이를 참고 지속적으로 서클렌즈를 착용, 결국 병원으로부터 결막염진단을 받았다.

위의 사례처럼 미용렌즈의 경우는 10대 여학생들 중 약 60~70% 정도가 외모를 가꾸기 위해 즐겨 착용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미용렌즈는 한창 외모에 민감할 시기인 청소년기에 특별한 제약 없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가격대비 효과만점’의 용품이다.

그러나 주머니가 얇은 학생들을 유혹하는 인터넷 불법 판매나 물물교환 형태의 중고품 거래 등은 콘택트렌즈의 위생적인 관리를 불가능하게 해 그동안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면서 미용렌즈를 여전히 ‘뒷경로’를 통해 구입, 착용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이다.

위생관념이 바로 잡히지 않은 무분별한 콘택트렌즈의 착용이 청소년들 사이에 빈번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가 성행하게 된 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중고카페 등을 통한 미용렌즈의 판매는 미용렌즈를 단순한 액세서리 용품이라는 인식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곧 안경원을 방문해 상담에서 구입까지 치러야 하는시간비용을 다소 불필요한 투자로 느끼게 만들었다.

따라서 미용렌즈의 가장 큰 수요자인 청소년들은 보다 저렴하게 또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다종의 렌즈착용이 가능한 온라인 구매 또는 중고 교환방식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콘택트렌즈의 잘못된 구입 또는 착용에서 비롯된 부작용이나 올바른 관리법에 대한 교육이 절실한 대목이다. 대다수의 미용렌즈 착용 청소년들은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뿐더러 철저한 관리의 중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도 대전 주부교실에서 515명의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미용렌즈 이용실태 조사 보고에 따르면 응답자의 48.7%가 미용렌즈 착용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착용자의 69.7%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84.7%는 미적인 효과만 있다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해도 계속 착용하겠다고 대답해 청소년들의 인식이 많이 뒤떨어짐을 볼 수 있다.

미용렌즈는 대부분 일반렌즈보다 두꺼워 착용감이 불편한데다 산소투과율이 좋지 않으므로 장시간 사용하면 눈에 자극이 돼 결막염, 각막염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또 렌즈에 색을 입힐 때 사용된 착색제는 눈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기 쉬워진다.

2009년에는 일본 국민생활센터가 자국내에서 시판중인 칼라렌즈 10종을 수거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4종의 렌즈가 착용 30분 만에 색소가 녹아 나오는 것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경우 정상시력의 착용자라 하더라도 시력이 나빠지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게다가 청소년들이 많이 구입하는 값싼 미용렌즈는 정확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제품이 많고 중고렌즈를 사서 쓸 경우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은 더 심해지고 있다.

분당 아이필 안경원 김재도 박사는 “렌즈 부작용으로 내원하는 청소년을 상담하다 보면 저가의 중고렌즈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염증이 발생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각막에 염증은 그 정도가 심할 경우 시력이 떨어지고 정상회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일반 미용용품처럼 가볍게 구매할 것이 아니라 눈의 안전을 위해 안경사나 전문의 진단을 받은 후 처방을 받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에 인천의 안경원에서 근무하는 한 안경사는“청소년 스스로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경원을 통해 품질이 보장된 렌즈를 선택하고 올바른 관리법을 숙지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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