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안경이 전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관련 안경업계는 ‘강건너 불구경’ 형국이라 안경인들의 자성이 요구된다.

3D 안경 제조생산의 주도권을 전자업계 대기업에 뺏기고, 3D 안경 종류와 개념, 원리와 기술에 대해 안경사들 역시 이해도가 낮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기업 회장이 3D 안경을 언급할 때마다 각종 매체는 3D 안경에 대한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시장성에 대해 저울질 하면서 무궁무진한 수익성에 대해 토해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안경업계는 향후 블루오션 가능성이 큰 3D 안경의 시장성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3D 안경시장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삼성전자측은 3D TV 안경을 위해 안경 전문가를 자체 영입했으며, 자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자체 개발을 하고, 김천안경광학과와 함께 3D 안경 개발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향후 안경전문업체가 개발 생산하는 체제를 염두해 두고 있지만, 당분간은 세트업체가 이를 개발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3D 안경 제작을 위해 몇 달 전 대구지역을 실사했다.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와 대구지역 안경 기업간 업무협조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아 삼성측이 자체 개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측은 서울에 소재한 3D 안경 수출업체와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중으로 알려왔다.

대구지역 안경업체 한 관계자는 “대구에는 안경생산 제조 인프라가 잘 형성돼 있기 때문에 길드 형태의 생산라인 장점을 부각 시켜 삼성측에 전략적으로 접근했어야 함에도 세련되게 접근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대기업 3D 안경 외주 제조 업무만 맡더라도 그 부가가치가 엄청 날 것이라는게 그의 말이다. 그는 “누구나 알겠지만, 앞으로 아바타와 같은 3D 영화가 더욱 많이 제작 된다. 이때, 1달러도 안되는 일회용 3D 안경을 대구지역 안경 제조업체들이 연합해서 제조, 공급을 한다면 그 수익 역시 엄청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3D TV 시대에 3D 안경은 필수다.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 볼 수 있는 무안경 3D TV가 나오려면 현재 패널 성능이 지금보다 9배가량 향상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안경이 하나의 승부처라는게 전자업계 관계자 평이다.

이미 시장은 3D 안경 개발과 제조를 위한 선점 각축장으로 변했지만, 정작 기득권을 쥐어야 할 안경업계는 너무나 조용하다. 대기업들은 공개는 하지 않았지만, 안경값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얼마에 제공할 것인지, 기본적으로 제공할 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바로 ‘안경’이 TV 가격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3D 안경 값이 별도로 100달러 선으로 책정이 돼 있고 TV구매 가격에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이다. 3D 안경의 중요성이 그만큼 부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 안경업체 관계자는 “3D 안경에 안경기업들이 관심만 있지 적극적으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며 “안경기업들은 시장에서 불고 있는 3D 안경 돌풍을 찻잔속의 태풍으로만 인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3D 안경이 표준화 되고, 필수품이 될 날은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국내 안경 제조업체들이 사후약방문 형태의 후회가 없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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