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김없이 새로운 안경사가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올해는 합격률이 높아 예년보다 더 많은 안경사가 배출됐다. 총 2천557명이 응시해 1천731명이 합격, 67.7%의 합격률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새내기 안경사 탄생은 분명 축하해야 마땅한 일이다. 이들 한 명 한 명은 3~4년의 대학생활을 통해 보건의료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절차탁마했을 것이다.

또 지난해 아깝게 국시의 벽을 넘지 못했던 이들은 와신상담하는 자세로 재응시의 길을 택해 마침내 꿈에 그리던 안경사 면허를 당당히 얻게 됐다.

이들 새내기 안경사 모두는 장래 우리나라 안경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들이다. 그러나 이번 국시의 높은 합격률을 보는 선배 안경인들의 시선은 그리 흔쾌하지만 않다.

몇 해 전부터 신규 안경사 과잉 공급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고 실제로 소중한 면허를 활용하지 못하는 안경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적정 수요보다 많은 안경사 배출이 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과당경쟁의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해마다 1천200명 이상 쏟아져 나오는 후배들을 마냥 축하해줄 수만 없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시험제도를 크게 바꾸는 이유도 전문 인력의 과잉공급을 막기 위해서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럼에도 지난해 정부는 일부 대학의 안경광학과 신설을 허용하는 등 수급불균형을 부추겼다.

만약 대학 관련학과 개설은 계속 늘리면서 국시만 어렵게 한다면 졸업 후 갈 곳 없는 실업자를 양산하게 될 것이다.

이들 인력은 안경계와 관련 없는 일자리에 투입될 수밖에 없고 업계에 부정적인 여론생산계층이 될 공산이 많다.

따지고 보면 전문인력으로서 안경사 국시 합격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올해 의사 국시 합격률은 무려 96%에 이르고 있다. 의대 졸업생은 대부분 의사가 되는 셈이다.

최근 의료분야도 인력 과잉공급 문제가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의사는 한국사회의 상위 5% 이내 계층으로 대접받는다.

의료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신규 의대 설립 등에 매우 민감하게 개입, 스스로의 입지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안경계는 이같은 일에 속수무책이다. 이런 와중에 안경광학과의 인기를 등에 업은 사학재단만 배를 불리고 안경계와 청운의 꿈을 가졌던 새내기 안경사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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