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한 달의 시차를 두고 국내 두 안경광학전시회가 열린다. 먼저 열린 대한민국안경대전(EXPOLOOK)은 지난 8일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 뒤를 이어 오는 5월 6~8일, 3일 동안 대구 엑스코에서 DIOPS가 열린다.

이를 둘러싸고 올해도 크지 않은 규모의 국내 안경산업기반에 비추어 하나의 행사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두 전시회의 주관단체인 (재)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와 (사)대한안경사협회 사이에 편치 않은 기류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국내 여러 안경광학 관련업체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전시회에 부스참가단으로 참여할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대부분 중소업체로서 전시장을 지키는 인력만큼 업무 누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시회 참가에 따른 부가이익이 많다면 어느 정도의 부담을 감수할 수 있지만 간혹 실질적인 효과는 거의 없는데도 주관단체의 눈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부스를 개설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 이런 업체일수록 두 광학전 개최의 비효율성을 강하게 지적한다.

그렇다고 이들 광학전의 일방적인 통합을 추진할 수도, 요구할 수도 없다. 각 주관단체의 입장이 워낙 강고한데다, 나름대로의 당위성을 내세운다. 올해는 결국 두 광학전은 나름대로 차별화한 콘셉트를 제시하며 개최를 강행했다.

대한민국안경대전은 직접적인 수요자인 안경사들의 대거 참관을 내세웠고 DIOPS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바이어 유치를 통한 국제광학전시회를 표방한다. 이 가운데 어느 편이 참가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는 굳이 되짚을 필요가 없다.

이미 행사를 마무리한 대한민국안경대전은 참가업체들이 실제 매출효과보다 기업 이미지 홍보에 주력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반면 DIOPS 측은 올해 사상 최대의 해외 바이어 유치를 통해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토록 했다는 자평을 내놓는다.

결과적으로 한 전시회는 국내용으로, 다른 전시회는 국제용으로 자연스럽게 정의된 셈이다.
여기서 두 광학전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왕 국내용 행사로 자리 잡은 안경대전은 앞으로 안경사 대상 수주회 형태로 정착시키면서 개최 및 참가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DIOPS는 명실상부한 국제광학전으로 해외를 향한 창(窓) 역할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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