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계 합의, 동참 통한 정기휴일제 도입 절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황금연휴를 두고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랜만에 길어진 추석 연휴로 리조트, 호텔 등 여행 관련 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안경사들은 황금연휴 이야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추석은 수요일인 이달 22일로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연휴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이다.

하지만 연휴를 낀 월요일과 금요일까지 휴무일로 지정하는 기업들이 많고, 월차휴가를 낼 경우 쉬는 날이 최장 9일로 늘어난다.

반면 안경사들은 평년보다 갑절 늘어난 추석연휴가 반갑지만은 않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사정에 긴 연휴로 문을 닫게 되면, 매출이 줄어들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내 안경원들은 연휴, 휴일에 인색하기로 유명하다. 주로 주중에 쉬고 토요일, 일요일 일을 한다.

이번 추석에도 최장 공식연휴 3일만 쉬거나 심지어 2일만 쉬는 안경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안경업계가 해결해야 할 현안문제 중 하나가 안경사들의 복지, 휴일 문제다.

안경사 복지와 처우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안경사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안경원 사이의 과당경쟁도 휴일에 인색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어 안경계의 합의와 조정이 필요하다.

수원 권선동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모 원장은 “안경원마다 휴일을 최소화하는 까닭은 안경원들끼리 지나친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라며 “안경사들이 제대로 쉬지 못하는 현상은 스스로 족쇄를 찼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경사 대부분은 10시간 이상의 장시간의 노동시간에 시달리고 있다. 또 지역별로 정해 놓은 휴일제까지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심지어 연중 휴일 없이 안경원 문을 여는 경우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안경사들이 안경업에 종사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열악한 휴일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신입 안경사들은 처음 몸담은 안경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기보다는 중간에 다른 직종으로 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당장 안경원 정기휴일 도입 등 문제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안경사들이 휴일을 지금보다 크게 늘려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가뜩이나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마당에 근무일수를 줄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인근 안경원에서 세일행사는 물론 휴일도 없이 영업하는데 혼자서만 영업시간 줄이고 타업종처럼 휴일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안경계 전체가 정기휴일 일정 등을 마련, 모든 안경원이 동참하도록 해야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한 체인안경원 관계자는 “연휴나 휴일에 쉴 수 있게 하는 것은 반드시 풀어야할 안경계의 과제”라며 “그러나 일부 체인안경원만 휴일을 고집할 경우 해당 안경원의 매출이 떨어질 수 있어 강요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서울 신길동의 한 안경원 원장은 “평소 주변 안경원들과의 잦은 교류를 통해 화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추석과 설과 같은 연휴 때 만이라도 같이 여유롭게 쉴 수 있도록 하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연휴 지키기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안경계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또다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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