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콘택트렌즈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실감하는 말이다. 불과 20여 년 전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막대기로 선을 긋듯 시작한 콘택트렌즈 제조업체들이 이제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다.

우리나라 컬러·미용렌즈의 품질 수준은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런 성과를 얻기까지 전국 각지에서 콘택트렌즈를 생산해온 여러 관계자들의 노고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말 그대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것과 다름없다.

이는 여러 콘택트렌즈 산업 관계자들의 개척자적 정신과 부단한 노력, 그리고 쉼 없는 실천에서 비롯된 소중한 결실이다. 돌이켜보면 함께 일구어낸 이러한 성과의 발자취 하나하나가 새롭게 보인다. 또 많은 콘택트렌즈 관련업계의 주인공들이 흘린 땀방울로 적셔진 길이 오늘의 발판을 만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성과를 반추하고 앞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루기 위해 몇몇 뜻있는 콘택트렌즈 업체 대표님들과 만든 단체가 대한콘택트렌즈제조협회였다. 그러나 아직 우리 협회가 탄탄한 반석을 마련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반석은 지금까지 우리 업계가 스스로 발전해왔듯이, 누군가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참여를 하지 않고 멀찌감치 서서 여러 문제점을 들추어 지적하고 비판하는 일은 쉽다. 그러나 이러한 제3자 입장에서의 비판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자신이 스스로 중심에 서서 입을 열 때 발전적인 비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비판은 입에 쓰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보다 건강한 발전을 이끌어내는 양약의 역할을 하게 된다. 문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당사자가 직접 비판 대상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망각하는데 있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언로(言路)는 사라지고 대부분 비공식적인 사담(私談) 차원의 비공식적인 이야기만 떠돌게 된다.

만약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업계 관계자들 모두 열린 자리에서 공동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게 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가장 먼저 모든 관련업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공식적인 창구가 만들어진다. 이 창구를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몇 차례 방송 등을 통해 지적된 콘택트렌즈 부작용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우리 제조업체 측의 입장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대부분 안과 의사나 소비자, 일선 안경사의 간략한 코멘트를 통해 미용렌즈가 소비자 피해의 주범인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정작 중요한 소비자들의 콘택트렌즈 관리부실 등의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못한 것이다. 만약 협회가 활성화된다면 언론에 대한 대변인 역할도 충분히 하게 된다. 또 당국과의 공식적인 접촉 창구 역할을 맡아 과도한 규제나 불필요한 제도 등을 개선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동안 협회 이름으로 몇 차례 관계 당국과 접촉해본 결과 오히려 당국 측에서 업계 대표단체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희망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국에서 개별 업체마다 일일이 알리던 여러 사안을 협회를 통해 일괄적으로 전파할 수 있어 행정효율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각 업체별로 들어오는 여러 민원과 청원을 협회에서 통합해 전달할 경우 각각의 문제 해결도 훨씬 쉬워진다.

이러한 여러 순기능을 위해 대한콘택트렌즈제조협회를 발족했고 그동안 여러 적극적인 업체 대표님들과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아직 많은 대표님들이 동참하지 않아 보다 큰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우리 업계가 아직 허심탄회하게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무엇 때문에 그리 많지도 않은 콘택트렌즈 제조업체가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공식적인 단체의 역할에 대한 인식부족과 공론을 통한 문제 해결보다 과거의 타성에 의존하는 뿌리 깊은 관행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공동의 발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공익적 자세에 앞서 사적인 감정을 우선시하는 자세 또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 우리나라 콘택트렌즈 업계는 스스로 돕는 자세로 지금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다.

이는 놀라운 성과지만 그러다보니 전체 구성원끼리의 발전적인 교류보다 자신만을 앞세우는 폐쇄성이라는 부정적인 양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제는 혼자의 힘으로 이룩해낸 성과라는 단단한 껍질을 깨고 보다 큰 세상으로 비상해야 할 때다.

대한콘택트렌즈제조협회는 업계의 비상을 뒷받침하는 단체로서의 역할을 위해 탄생한 단체다. 오는 2011년을 맞아 보다 많은 콘택트렌즈 업체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

저작권자 © 한국안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