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년차 안경사인 그녀. 대출이 많아 힘들어한다는 목소리는 이미 지쳐있는 듯했다.

“제가 대출이 많은데 무슨 상담을 받겠어요. 은행에 가서 상담을 해봤더니 적금 들라는 얘기만 하던데요?”라며 더 이상의 노력은 의미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상담사인 나는 이렇게 말했다. “대출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 그 원인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된 안경사와의 재무상담 내용을 소개한다.

돈이 모이지 않는 원인을 찾아라

“매월 어딘가에 돈을 많이 쓰는 것 같지도 않은데 카드 값이 너무 많이 나와요”

자료를 받고 난 후 지출내역부터 살펴보았다. 매월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비와 의복비, 대출상환비, 월세 등의 순서였다. 그리고 비중도가 큰 지출항목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안에서 생활비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로 대부분의 생활비를 쓰다 보니 매월 현금흐름은 계속적으로 마이너스가 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출습관을 바로 잡는 것! 과도하게 지출되는 항목별로 얼마를 줄일 수 있을지 매월 예산을 짜고 그것에 따라 생활하는 습관을 기르는 과정이 필요했다. 매월 얼마를 쓰는지 가계부를 작성하도록 했으며, 그 다음은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통해 매월 예산 안에서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위의 과정들이 가능하려면 통장분리가 필요하다. 통장은 다음과 같이 나눈다.

■ 급여 통장: 매월 급여가 들어오면 각 통장으로 정해진 금액을 자동이체 한다.
■ 자동이체 통장: 매월 고정지출 항목이 빠져나가는 통장. (예: 핸드폰, 각종 공과금, 대출이자, 적금 등…)
■ 생활비 통장: 매월 정해진 생활비를 넣어두고 식비 및 생활비를 체크카드로 결재할 수 있도록 하는 통장.
■ 저수지 통장: 연 고정비지출 항목이 지출되는 통장.(예: 경조사비, 의류, 미용, 휴가비 등…)

대출! 상환계획이 필요하다.

계속적으로 현금흐름이 나빠지다 보니 신용대출을 받아서 매꿔 나가는 형태가 되었다. 대출이자 또한 현금흐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기에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재원을 찾는 것이 필요했다. 금융자산에서 대출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하였고,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놓은 후 저축계획을 다시 잡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월세! 그녀의 수입으로는 비중이 너무 크다. 소득대비 월세의 비중도는 10%나 된다. 어쩔 수 없이 전세자금이 덜 마련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월세의 비중도를 낮추는 것 또한 시급한 문제다. 상담 후 저축액을 최대한 확보해서 전세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으며 곧 3년 뒤면 마련된 전세자금으로 그녀는 결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담을 마치면서 ‘적토성산(積土成山)’이란 사자성어가 생각났다. 흙이 쌓여 산이 된다는 뜻인데 아무리 작은 것도 쌓이면 커진다는 말이다. 재무상담을 받으려면 많은 자산이 있어야만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많은 자산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은 돈을 관리할 줄 알아야 큰 돈 또한 관리 할 수 있지 않을까? 재무상담은 뭔가 큰 것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아니고 작은 것을 차근차근 이뤄나가면서 큰 것을 만들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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