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열풍이 시들해진다고 한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막걸리 생산량과 내수 출하량은 각각 2만4395㎘와 2만2753㎘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6.8%, 8.1%씩 감소했다. 한 때 와인의 인기를 넘어설 듯 하던 막걸리 열풍이 왜 갑자기 식어버렸을까. 업계는 지난 겨울 이상 한파와 경기불황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엽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막걸리 인기가 가라앉은 진짜 이유는 너무 달고 자극적인 술맛 때문이란 설명이다. 달고 자극적인 술맛은 막걸리 본연의 맛이 아니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가격경쟁에 치우쳐 각종 첨가물을 넣기 때문에 이런 맛이 나온다. 대표적인 첨가물은 단 맛을 도드라지게 하는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이다. 이런 술을 마시면 첫 맛은 좋지만 다음날 숙취를 앓게 된다. 또 오랫동안 많이 마시기도 어렵다.

전통방식 그대로 토종 누룩을 써서 은근히 발효시킨 막걸리는 단맛은 없지만 오래 마셔도 질리지 않는다. 양조업체들은 적은 돈으로 빨리빨리 술을 만들기 위해 재래방식은 따르지 않는다. 그들이 내놓은 상술은 ‘박리다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값싼 상술에 모처럼 번지던 막걸리 열풍이 사그라지고 있다.

안경업계도 마찬가지다. 하나에 6000~7000원짜리 미용렌즈나 1조에 1만원짜리 안경렌즈 등이 업계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이들 제품을 들여놓고 ‘안경테 공짜’와 같은 현수막을 내건 안경원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가급적 남보다 더 좋은 안경을 쓰고 싶어 한다. 또 새로 안경을 맞춘 사람에게는 으레 어디서 얼마에 맞췄는지를 물어본다. 이럴 때 렌즈와 테를 합쳐 2~3만원이란 답이 나오면 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 모두 안경은 싸구려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가격을 맞추다보니 제품의 품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결국 싼 가격에 걸맞는 저급 안경이 시장에 깔리게 된다. 고개 숙인 막걸리 열풍과 같은 현상이다.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안경원을 개설하면 상당한 부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 그런 얘기는 추억담이 된지 오래다.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막걸리와 다를 바 없다. 이런 와중에 한 번 시술비가 100만원이 넘는 라식·라섹 수술은 꾸준히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이런 현상은 외부로부터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안경업계 스스로 자초해 벌어지고 있다.

때로는 막걸리도 안경업계의 반면교사가 되기도 한다. 쉽게 보아넘길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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