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승인은 인터로조·미광·베스콘 3社만 보유

미국은 총 인구의 12%가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정도로 규모가 매우 큰 시장이다.  현재 약 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콘택트렌즈 시장은 오는 2017년에는 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성과 젊은 층의 콘택트렌즈 착용 비중이 60% 이상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컬러렌즈를 비롯한 한국산 콘택트렌즈 제품이 품질과 경쟁력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현재 한국산 콘택트렌즈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국내 제조업체 3개사 제품이 미국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미국의 의료기기 시장규모에 걸맞은 엄격한 관리 제도를 운영하는 미국시장은 진입이 까다롭다.

대미수출을 위해서는 FDA로부터 제품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의료기기인 콘택트렌즈의 경우 510K(시판전신고)를 해야 한다. FDA에서 인정하는 기준규격에 해당 제품이 적합한지의 여부가 판단되면 승인을 받아 수출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최근 이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몇몇 한국산 콘택트렌즈 제품이 비정상적으로 미국에서 유통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두 가지의 대표적인 사례가 나타났다. 

우선 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제조업체의 510K 코드넘버를 도용하는 경우다. 승인을 받지 못한 몇몇 국내 제조업체의 제품을 정식 승인을 받은 콘택트렌즈처럼 속여 판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습적으로 도용하면서도 유통업자에만 모든 책임을 전가할 뿐, 도용의 심각한 위법행위라는 인식은 매우 약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액·소량의 우편물은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음을 악용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몇몇 구매대행 업체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승인도 받지 않은 조악한 품질의 한국산 콘택트렌즈를 저가로 미국에 들여와 파는 등 유통질서를 깨뜨리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와 같은 행위를 오히려 비즈니스적인 아이디어로 오인하는 구매대행업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통상 무역절차에 따라 정당한 방법으로 수출하는 제조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유통하는 수입업체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실제 피해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FDA 승인을 받은 품질 좋은 제품을 제조한 업체에 불법으로 유통된 타사의 제품을 구입한 미국 소비자들이 항의해 오는 등 억울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방송에서는 한국산 저가품 콘택트렌즈의 피해사례를 보도하며 이를 추방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수많은 국내 기업이 대부분의 역량을 수출에 쏟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부정적 인식의 확대는 향후 통관 절차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산 콘택트렌즈의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조속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사의뢰를 통한 미국 FDA의 규정 강화 등 직접적인 해결책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한국산 콘택트렌즈 업체 모두에게 이로운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산 콘택트렌즈 제품 전반에 대한 이미지가 더 하락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어떠한 조치가 발생하기 전에 국내에서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먼저 콘택트렌즈 제조업체들의 공조체제 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미국 콘택트렌즈 시장 진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긴밀한 협조체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한콘택트렌즈제조협회를 바탕으로 함께 자율적인 정화운동을 실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구매대행 업체나 수입유통업체의 올바른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인식 개선 등 자정적인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

아울러 콘택트렌즈를 제조하는 업체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 제품 생산으로 기업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이는데도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시장을 비롯해 정상적인 유통질서 확립이 전제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콘택트렌즈 시장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글로벌 콘택트렌즈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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