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액을 나타내는 한국의 대외의존도는 지난해 102.2%였다.

미국 29%,일본 25%와 비교하면 네 배 가까이 높다. 한국의 대외의존도는 2007년 82.3%에서 2008년 107.2%로 높아졌다가 2009년 95.9%로 주춤한 뒤 지난해 다시 100%를 넘었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유는 원천적으로 수출위주의 성장전략을 다져온 국내 경제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다른 나라에 비해 내수시장은 작고 수출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높은 대외의존도는 몇가지 문제를 노출할 수 밖에 없다. 먼저, 자본유출에 따른 국내 경제의 불안정, 그리고 이에 따른 서민생활 경제의 위기초래의 측면을 생각할 수 있다.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투자자본의 대거 이탈로 인한 국부유출은 물론 이로 인한 환율 등의 연쇄반응으로 국내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 것 같이 해외위기에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두 번째로는 구조적으로 수출중심의 경제구조이기에 이를 위한 국내시장 개방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알고 있듯이 국내시장의 개방에 대한 압력은 지난 십수년 전부터 이슈화가 되고 있었다. 더욱이 미국, EU등과의 FTA 체결등으로 인해 그 문호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시장개방의 확대는 수출증대 및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부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가 한정적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구조가 형성되고, 각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부문에 있어서는 시장개방이 분명 시장 확대를 위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동차, 통신기기 등이 대표적인 산업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한 리더가 없는 시장,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시장구조가 정착되지 않은 시장에 있어서는 시장개방이 곧 업체의 생과 사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들 분야에서는 대형 자본과 브랜드에 의한 경쟁을 해본 경험자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런 산업군의 경우 대부분 시장개방과 함께 해외 유명 브랜드와 자본에 의해 산업기반이 무너지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안경업계와 같이 일정부분 법적인 보호를 받아온 산업군의 경우 그 영향력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안경시장의 경우 명품 선호도가 매우 높은 한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해외의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호시탐탐 시장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콩에 진출한 룩소티카는 홍콩의 안경산업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산업구조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시장개방이라면 이제 안경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제시하고자 하는 방법은 강력한 토종 유통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이다. 2-3개의 경쟁력을 갖춘 토종 유통브랜드가 시장에 정착하고 이들에 의해 안경제조 및 판매시장이 발전하는 산업구조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안경 프랜차이즈를 꼽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구조적으로 수익을 위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야 하며, 이를 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실행할 수 밖에 없다. 산업구조가 취약한 안경분야도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선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내 유통브랜드가 필요한 또하나의 이유는 앞서 말한 홍콩의 사례에서 또 찾아볼 수 있다.

만약, 룩소티카와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 업체가 국내에서 독자적인 유통사업을 추진할 경우 그들이 국내 업체의 제품을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유통시장이 장악될 경우 국내의 모든 안경 산업기반이 무너진다는 의미다. 제조업체는 판매루트가 없고, 유통업체는 해외브랜드에 흡수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전한 시장개방이 이루어지기 전에 국내 토종 유통 브랜드의 시장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안경산업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이마트가 세계적 유통브랜드인 월마트의 파상공세를 이겨내고 한국 유통시장의 자존심을 지켜낸것과 같이 안경업계도 국내 산업을 지켜낸 한국의 자부심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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