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계 발전 위한 ‘원로 안경사’ 제언

안경계와 안경사에 대한 대내외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안경업계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시기다. 계속되는 안경사 폄하 보도와 안경원 간 과당경쟁, 이기주의가 판치는 업계 질서, 협회의 정체성과 역할을 둘러싼 논쟁 등 내·외부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화합과 상생을 통해 발전하는 안경계의 모습을 바라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89년 ‘범안경인 궐기대회’를 통해 안경사의 법적 지위보장을 이룬 지 20여년이 흐른 지금, 안경계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 볼 때다. 이에 본지는 안경업계 원로 안경사들이 평소 인식하고 있는 업계 문제점은 무엇인지, 또 강조하고 있는 발전방향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상품 아닌 기술을 팔아야”

이제 안경업계는 가격경쟁의 시대가 아니라 기술경쟁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안경사들은 변해야 합니다.

기술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자기개발 노력으로 눈 전문가인 안경사로서의 자질을 함양해야만 업계 전체적인 업그레이드를 추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안경원의 모든 안경사 경력이 10여년 이상으로 직원실명제 실시를 통해 고객신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안경원 고유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안경사가 상품이 아닌 기술을 판매할 때 품위 있는 안경업계의 위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안경원 경영에 있어 안경사의 실력과 자존심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안경원을 찾는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값싼 제품이 아니라 안경사의 실력입니다. 안경원의 과당·할인판매는 안경만 저가가 아니라 그 안경사도 권위가 하락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안경 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싸구려 인식을 심어주어서는 안 됩니다.

이와 함께 이웃과 함께하는 안경원, 사회소외계층과 더불어 사는 안경사 또한 안경업계의 발전에 한 몫 합니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안경을 제공하거나 독거노인, 결식아동, 불우이웃 등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설 때 긍정적인 안경업계의 이미지를 구축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경계 상부상조 마음가짐 절실”

20여 년 전에 비해 지금의 안경업계는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검안장비 등의 시설들은 안과검사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으로 향상되었고 안경사 검안수준 또한 비약적 발전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안경업계는 가격파괴와 과당경쟁과 같은 현안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안경업계는 안경사들의 상부상조 마인드가 더욱 절실해 지고 있습니다. 안경원들의 가격파괴, 세일행사 등은 안경업계 공멸의 길입니다.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바탕으로 폭리가 아닌 정상적인 가격제시를 안경원의 운영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안경원 간의 과당경쟁은 안경사 서로간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과당·가격경쟁 보다는 자기계발을 통해 고객이 만족할 만한 검안실력을 갖추고 고객응대 서비스와 마케팅·홍보로써 선의의 경쟁이 지켜져야 안경업계의 발전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을 겸하는 것이 곧 훌륭한 안경사의 자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변화 두려워 말고 서로 존중해야”

현재 우리 안경업계는 해결해야 할 여러 현안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발전적인 방향 제시보다는 타성에 젖어 현실에 안주하려는 인식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지금에 안주하려는 생각으로 안경업계의 발전이 좀 늦어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안경시장 개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나라보다 좀 더 앞서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고객 검안이라든지 고객응대 등의 전문기술이 앞서야 하지만 과거의 타성에 젖다보면 적응할 수 없습니다. 예전의 고객들을 보면 안경사에게 모든 것을 맡겼지만 지금의 고객은 다양한 정보를 습득해 더 세상을 밝게 봅니다. 이런 고객들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여기에 다른 안경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자신만의 안경이 전부인줄 알고 타 안경원과 안경사를 폄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보니 일반 소비자들이 안경원에 대한 신뢰감을 갖기 어렵습니다.

안경사 서로가 위해주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하고 그러다보면 고객의 믿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안경사 화합을 위한 지역모임 또는 분회모임, 교육 등이 활발해져야 하고 이를 통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

“과대광고 근절, 안경사 상호 존중 중요”

현재 안경업계 가장 큰 현안은 과대광고 문제라 생각합니다. 안경원의 과대광고는 너 죽고 나 죽고 다 같이 죽자라는 것입니다.

경기불황으로 안경원의 운영이 어려워지다 보니 광고를 해서라도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이해는 하지만 광고를 지속하다보면 가격은 계속해서 내려가게 돼 있습니다.

안경은 고객이 비교적 오랜 기간 사용하는 제품으로 제값을 받아야 합니다. 이는 고객 신뢰문제와도 직결됩니다.

안경원의 과대·할인광고로 일반 소비자들은 ‘마진이 얼마나 좋길래 안경, 콘택트렌즈를 공짜로 주느냐’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를 근절하고 보다 발전적인 안경업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한안경사협회나 보건 당국 등에서 과대광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안경사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안경원의 직원 안경사는 사장이라는 호칭 대신 원장으로, 원장은 안경사들을 기사가 아닌 선생님으로 서로 존칭해서 불러야 합니다.

안경사는 서로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안경사 자체의 권위를 세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