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편안한 시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장 중요한 도구다. 또 최근 시력 교정 뿐만 아니라 젊은 층의 소비자들이 멋을 내기 위해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의 종결자로 등극했다.

그런데 이런 안경이 최근 범인을 잡는데 중요한 ‘단서’로써 톡톡히 한 몫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성폭행 미수 사건 당시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이 현장에 떨어져 있었다. 이에 경찰은 대한안경사협회에 ‘마이너스 시력으로, 좌우 시력차가 큰 안경 착용자가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안경사협회는 회원사들과 함께 안경 착용자 조사확인을 통해 인천지역에서 유일하게 해당 시력을 가진 용의자를 큰 어려움 없이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한 드라마에서도 사건 용의자가 사건 당일에 깨진 안경 렌즈로 인해 다음날 안경원에서 새로운 안경으로 교체한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고 했던가… 이에 의심을 한 주인공은 깨진 렌즈와 사고 현장에서 발견한 증거물인 남은 한쪽 렌즈가 일치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범인을 체포하게 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안경원에서는 고객뿐만 아니라 고객의 안경과 관련된 정보를 반드시 기록과 함께 저장하고 있으며 안경도수 기록은 가장 중요시 여긴다.

제품 모델과 대략적인 도수만 알고 있어도 그 사람의 이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안경렌즈 부분이 굴절률에 의해 변형이 일어나는데, 경력이 있는 안경사라면 정확하게 판별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선인지는 대략 짐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안경 속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생활하는 안경 착용자의 수많은 정보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대적 시설·장비·기자재와 과학적 지식·기술을 활용해 지문감식, 족흔적 감식, 유전자 검사 등 다양한 방식의 접근을 통해 점차 진화하고 있는 대한민국 과학 수사 기법의 도입으로 범인의 검거율이 상당히 오르긴 했다. 하지만 5천만 인구가 살고 있는 이 넓은 나라에서 ‘안경’이라는 증거물 하나만으로도 범죄자를 쉽게 검거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금도 꾸준하고 성실하게 고객의 검안을 실시하고 있는 안경사들은 앞으로 고객에 대해 더욱 더 꼼꼼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검안을 실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경찰이 안경원에 방문해 본인에게 “이 브랜드 안경 도수를 가진 사람이 용의자인데 찾을 수 있을까요? 협조 부탁합니다”라고 혹시나 물어보게 되면, 안경사에서 용의자 조사관으로 변신해야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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