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건전한 유통이 미래다!

지난 5월 (사)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동반성장위원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한안경사협회 이정배 회장은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선글라스나 프레임 판매가 확대되고 있어 업종 특성상 소규모 개인 사업장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안경원이 많은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이들 제품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에 의해 정확한 피팅이 이뤄져야 건강한 시력관리를 할 수 있는데 가격과 신제품으로 무장한 대형 자본이 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선글라스 시장을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에 완전히 빼앗긴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름 휴가 시즌 중이나 시즌이 끝난 후에는 세일 기간으로 백화점 1층 선글라스를 구입하려고 줄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태리 등으로부터 명품 선글라스 등 아이웨어를 수입하는 한 대형 업체는 7대3 비율의 유통경로를 유지한다.
전체 수입 아이웨어의 70%는 면세점, 백화점 등 일반 유통채널로, 나머지 30%만 안경원으로 내보낸다는 것이다.
그 동안 이런 유통방식은 일선 안경사들로부터 지탄을 받아왔다. 일부 업체에서 신상품은 백화점 등으로 몰아주고 안경원에는 한 시즌 지난 제품을 넘긴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이들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에서 구입한 선글라스 대부분의 피팅만 안경사들의 몫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명품 수입업체들도 할 말은 있다. 현재와 같은 유통방식을 정한 까닭은 소비자들이 선글라스를 패션 소품으로 인식, 백화점 명품매장에서의 구입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또 유명 백화점에서 판매하면서 브랜드와 수입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글라스 피팅, 전문가 손길 필요해

면세점과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는 선글라스 피팅도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고히 해야한다.
그럴 때 백화점보다 안경원에서의 구입을 선호하게 된다.
그 동안 안경계 일각에서는 안경테와 선글라스 등 까지 의료기기로 지정, 안경원에서만 취급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외쳐오고 있다. 렌즈의 도수가 없는 선글라스도 엄연히 광학적 작용을 하는데다 적절한 피팅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시력에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근거로 한다.
현재로서는 선글라스 수입·유통업체들이 이같은 주장을 적극 지지하기 어렵다. 수입·유통업체는 유통경로가 다변화될수록 보다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선글라스 유통을 안경원으로 단일화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강점도 적지 않다.
먼저 명품 선글라스 마진의 대부분을 잠식하는 백화점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된다.
또 여러 경로로 이원화된 유통라인을 줄여 물류비용도 줄이게 되고, 이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도 얻는다.
명품 선글라스 유통을 안경원에 집중시킨다 해도 소비자 대상 매체광고 등을 지속, 브랜드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세분화 되는 명품 안경원, 백화점 보다
브랜드 가치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 안경원들도 보다 전문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누진다초점렌즈 전문 안경원과 콘택트렌즈 전문 안경원, 패셔너블한 제품을 주로 갖춘 하우스브랜드 전문 안경원, 고가의 명품 전문 안경원 등으로 세분화 되고 있다.
이같은 안경원은 주요 고객층에 맞춘 마케팅과 영업전략을 갖추게 된다. 이들 중 명품 안경원은 해외 유명 선글라스 등을 집중적으로 판매, 현재 백화점 명품잡화 매장보다 브랜드 가치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백화점에서는 좀 더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있다. 백화점은 이런 소비자 심리를 파악해 적절히 이용한다. 그동안 안경업계에서는 선글라스 시장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왔다.
선글라스도 시력검사를 하고 구입하라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하지만 이런 소프트한 캠페인은 이제 진부하다. 선글라스와 관련한 강력한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 선글라스를 의료용구로 흡수, 안경사만이 선글라스를 취급할 수 있는 제도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안경사는 백화점에서 구입한 선글라스에 대한 피팅을 거부, 실력행사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인터넷, 백화점, 면세점에서 선글라스는 사고, 안경원에서 피팅 조정만 받는 구조는 어불성설이다.
그 동안 소비자에게 ‘안경은 안경 전문가인 안경사에게 구입하는 것이 본인의 안건강을 위한 가장 적절한 선택’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노력을 해왔다. 안경계는 백화점을 비롯한 기타 유통 루트에 빼앗긴 선글라스 시장을 되찾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첫번째로 안경원이 아닌 곳에서 구매한 선글라스 피팅은 비싸거나 불편함이 따른다는 인식으로 충격요법을 사용해 보자. 소비자는 불편함을 몸소 겪은 후에 체질 개선을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안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