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위상 깎고, 유통시장 폐해 많아

새해 벽두부터 소셜커머스 열풍이다. 지난해 광풍을 불고온 소셜커머스, 이미 안경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안경테, 선글라스 전 품목 61% 할인권', '안경원 자유이용권 5만원을 2만원에(60% 할인)'. 이는 소셜커머스 대표 기업인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에서 모안경원이 판매하고 있는 할인권들이다.

안경원 현수막과 세일광고도 모자라, 소셜커머스까지 이용해 안경제품을 헐값에 판매하고 있는 안경원을 성토하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소셜커머스를 이용하고 있는 안경원은 맞춤 렌즈부터 패션 안경테까지 두루 이용 가능한 5만원 자유이용권을 60%정도 할인된 가격인 2만원정도에 판매했다. 모 안경원은 안경·콘택트렌즈 61% 할인권을 0원에 판매, 사실상 무료 증정을 하고 있다. 

남대문 B안경원을 운영하는 원장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불경기 속에서 소셜커머스의 제휴 제안은 떨쳐내기 힘든 유혹이었을 것이다”면서도 “제 이익만 찾기 위해 안경사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소셜커머스 유통방식은 공동구매와 달리 특정 인원수가 구매하지 않으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소비자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상품을 홍보해 주는 특징이 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안경원은 안경 제품과 안경원을 홍보 및 판매할 수 있다. 또 소비자는 저렴하게 안경원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판매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부작용과 폐해가 장점보다는 훨씬 많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일단 안경원 내에서 구입 가능한 안경테 디자인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상상초월 저가라는 일정 금액에 맞추다보면 퀄리티가 낮은 안경을 소비자에게 권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안경은 문진과 시력검사, 초점설계와 피팅, 안경 조제 가공을 거쳐 완성된다. 콘택트렌즈 역시 정밀한 검안을 거쳐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가격이 규격화된 상태에서 양질의 안경 제품을 기대할 수 없다.

소비자들 중에는 이미 이러한 부작용을 인지해 할인권을 구입하고도 망설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안경원에서 저급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한 안경원의 단발성 이벤트가 결국 전체 안경원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안경은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고객의 시력에 따라 선택하는 디자인과 그에 맞는 렌즈가 달라진다. 사용 용도에 따라 안경테의 구조와 설계 방법이 달라진다.

안경사의 전문성 강화를 외치는 이때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안경계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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