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대 안경테 공습, 대형 서점까지 진출

“뿔테 8000원, 선글라스 10000원”

얼핏 보기에는 재래시장 리어커 매대에 붙어 있을만한 안경테 판매 문구가 서울 용산구 유명몰 서점 한켠 안경테 디스플레이장에 붙어있다.

공격적이고 조잡한 저가의 안경테 공세를 지켜본 안경사들은 자괴감에 빠졌다.

인터넷 쇼핑몰, 시장 가판에 이어 유동인구가 있는 곳이라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저가 안경테 공세에 안경사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안경테 품질을 결정하는데 있어 안경테 소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시간 피부와 접촉되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피부에 대한 반응이나 가벼운 무게감 등 인정을 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저가 제품의 경우 메탈과 뿔테는 약품 냄새가 남아 있을 정도로 검증받지 못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안경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장시간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다.

안경사들이 얼굴에 맞게 세부적으로 조정하기는 하지만 애초에 밸런스가 어긋나 나온 제품은 조정하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런 저가 안경테의 시장 범람은 안경업계의 수준을 하향시킨다. 결국 전체 구성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더 이상 ‘소홀히 볼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다.

인천 검암동 모 안경원 원장은 “저가 안경테를 구입해와 렌즈만 교체하는 고객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며 “우리 안경원에서 판매를 못한 한숨이 아니라 고객에게 기분 상하지 않게 제품의 퀄리티를 설명해 줘야 한다는 것에 대한 한숨”이라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저가 안경 난립은 안경가치의 하락은 물론 안경원에서의 서비스 및 품질 저하만 조장한다.

안경 수요자들 역시 워낙 저가인 까닭에 안경을 값싼 소모품 정도로 여기고 함부로 취급할 뿐이다.

국내 안경테의 대부분은 대구에서 제조되고  있다. 이 곳에서 제조된 제품들은 뛰어난 품질과 가격을 자랑한다.

안경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그리고 안경원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생관계라는 인식이 암묵적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저가 안경테를 시장에 공급할까. 저가 안경테와 선글라스는 대부분 중국산이다. 패션잡화를 유통하던 사람들이 안경테와 선글라스까지 손을 대 인터넷몰이나 가판을 이용해 판매하고 있다.

이들에게 품질은 중요하지 않다. 피부 알러지, 안경 밸런스, 내구성, 도수작업 가능성 등은 별개의 문제다. 유행에 편승해 재빨리 물건만 판매하기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안경업계 모든 관계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이런 저가 안경테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저가 안경테의 부작용에 대한 안경 관련 기관의 홍보와 소비자 인신전환이 필요하다. 

안산의 모 안경원 원장은 “비전문가에 의해 판매되고 있는 검증 받지 못한 저가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시생활에 불편함을 초래 할 수 있다”며 “안경은 꼭 안경사 면허를 소지한 전문 안경사와 상담 후 구입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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