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착하다’는 것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에 ‘착한사람’은 올곧은 성품과 고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을 뜻했으나 요즘에는 ‘특출한 재능은 없으나 무난한 품성을 지녔다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개팅 자리에서 주선자가 소개받을 사람을 설명할 때 단순히 ‘착해’라고 말한다면 실망하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인물상도 변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착한 안경사, 안경원은 어떤 모습일까?

단순히 고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착한 안경원은 고객에게 친절하게 알맞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곳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소비자의 기대가 결코 안경사, 안경원의 ‘착함’과 부합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안경사 또한 경제활동의 구성원으로서 ‘최소비용과 노력으로 최대수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과 안경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적어도 납득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인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경원에서 거래되는 제품의 경우 다른 공산품과 달리 개인마다 최적화된 제품이 모두 다르고, 제품의 품질 뿐만 아니라 검안과 안경제조 과정에서 고객과의 신뢰 형성도 필요해서이다. 또한 고객을 응대함에 있어 무한정 착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안경사도 사람인지라 까다롭고 어려운 고객을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고, 불가피하게 고객이 몰리는 등 경우가 항상 생기기 때문이다.

안경사들을 만나게 되면 “처음 시작할 때 항상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초심을 잃어가는 거 같아 안타깝다”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그리고 가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단기간에 수익을 내야 한다는 조급함을 가지고 고객을 맞는 안경사를 만나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주변 환경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물론, 모두의 생각이 다르고 각자 처한 상황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옳다거나 그르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안경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처음 시작했을 때 소중하게 여겼던 가치나 안경사로서의 바람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혹은 안경사로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자신에게 맞는 ‘착함’이 무엇인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이 추구하는 ‘착함’과 병행할 수 있는 경영전략 또한 마련돼야 한다. 당연히 이는 단기간에 얻을 수는 없다. 안경사로서의 지난 경험과 통찰력,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고된 여정이다.

그러나 만일 스스로 착한 안경사로 살아남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면, 스스로 착하다고 인정하는 안경사가 될 수 있다면 충분이 시도해볼만한 일이 아닐까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착한 안경사로 살아가기. 사람들이  말하는 ‘착하지 않은 안경사 유형’ 소개를 통해 대한민국의 모든 안경사들이 좀 더 착한 안경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스크루지형 원장
오로지 매출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직원관리에 소홀한 원장님이다. 많은 안경사들이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하지만 오직 판매확대로 매출을 늘리기를 원하는 유형이다. 안경원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고정고객에서 나오기 때문에 많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뜨내기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안경사의 밝은 표정과 자신감이 필수적임을 잊고 있다.

백설공주형 안경사
갑자기 다수의 고객이 몰릴 때 늦게 왔더라도 여유가 있어 보이는 손님을 맞는 안경사가 여기에 속한다. 하루 종일 안경원이 한가하다가도 갑자기 비슷한 시간대에 여러 손님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오랜 시간을 일곱 난쟁이와 보내다가 뒤늦게 온 왕자님에게 간 백설공주처럼 먼저 온 고객들을 외면하고 늦게 온 고객을 접대할 경우 먼저 온 고객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햄릿형 안경사
“파느냐, 못파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고객에게 적합한 안경을 추천하기 보다 마진율이 높은 제품을 추천하는 안경사다.
혹은 유행이 지났거나 품질이 떨어져 재고로 남은 제품을 추천하는 안경사다. 고객들이 찾지 않은 제품이라면 분명히 그러한 이유가 있다. 만일 고객들에게 이런 제품들을 주로 권한다면 안경원과 안경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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