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안경산업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안경원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절대인구의 감소로 오히려 시장이 양적으로 축소되는 유례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안시장이라는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만, 그러나 동시에 박리다매식 판매방식을 고수하는 안경원들로 인해 안경사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 증가 및 전체 제품가격의 하향 평준화 가능성 또한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지는 안경업계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 하는데 적게나마 도움을 주고자 업계 전문가들의 제언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안경은 유통산업이 아닌 메디컬 수준의 정밀산업입니다"
소비자의 존경심을 얻기 위한 교육에 대한 투자가 유일한 살 길

칼자이스비전코리아 최익준 대표

 

지난 5월과 6월의 이야기 입니다. 중동기호홉증후군 (MERS)으로 인해 온 나라의 경제활동이 거의 전면적으로 중단이 될 만큼 심각한 상황에서, ZEISS Korea에는 이상하고도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 했습니다.
극장, 병원, 백화점, 편의점, 음식점 등 대한민국의 모든 소비재와 유통점들에 소비자의 발길이 거의 끊기는 상황에서 ZEISS의 렌즈를 주문하는 전화는 거꾸로 폭증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제품의 품질과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는 불경기 일수록 더 판매가 늘어 난다는 이론(베블런 효과)이 있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외출 자체를 꺼리고,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리던 그 시기에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년 동기에 비교해 두 자릿수의 증가로 고객의 주문이 폭증해 서비스 담당 직원들이 오히려 더 바빠진 것에 저희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ZEISS는 투명한 가격정찰제를 지켜오고 있어, 불경기를 대비한 특별한 할인이나 할증도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문이 급증하자 나름 업계에서 적지 않은 이력을 가진 저 자신도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놀란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에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저희 회사에서는 NPS(Net Promoter Survey)라는 고객 만족도를 직접 진행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고객분들이 주신 대답은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일상의 소비재처럼 거래처별로 매출량에 따른 불투명한 할인정책을 하지 않고, 투명한 가격정책을 유지하는 부분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일관된 교육을 진행한 것에 대한 지지였습니다.

제가 5년 전 ZEISS 한국법인의 CEO로 임명 되었을 때 저를 만난 고객분들은 한결 같이 모든 자부심과 자존심을 내리고 고객을 모시는 직원의 입장에서 ZEISS 다운 ZEISS를 재발견하라는 미션을 주셨습니다.
어떤 한 분은 “ZEISS의 가치는 현미경을 발명하여 미세한 콜레라균을 찾아내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제공하고, 최초로 우주여행을 한 인간이 달나라에 남긴 발자국 사진을 전송할 때 보여준 놀라운 광학기술을 제공한 ZEISS의 개척정신과 기술적 혁신 그리고 인류애를 대한민국에서 구현하라”는 구체적이고 엄중한 사명을 제시하기까지 했습니다.

안경원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안경렌즈는 일회용 콘택트렌즈와는 달리 전문가의 피팅과 노하우가 없으면 아무리 품질이 좋더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훌륭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와인의 원료인 포도의 품종이 뛰어나야 하지만 와이너리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가 없으면 절대로 값비싼 와인을 만들 수 없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많은 제조사들이 월말에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격할인을 하면 매출이 장기적으로 더 늘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 잘못된 생각입니다. 안경은 유통산업이 아니고 메디컬 수준의 정밀산업이기 때문입니다.
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소비경제가 성장세를 보여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수요 때문에 안경렌즈도 가격할인과 판매촉진행사를 하면 매출이 늘어 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사용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누진렌즈와 같은 기능성 렌즈를 멀리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며, 안경은 더 이상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값으로 흥정하거나 할증 판촉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안경사분들이 의료분야 전문가로서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적 차이를 전문적으로 파악하고, 치밀하고 정밀하게 검안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부문에 있어 일관되고 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안경인의 가치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온 ZEISS가 지난 5∼6월 메르스 기간 중에 놀라운 성장을 기록한 것에서도 증명됐다고 생각합니다.
안경사는 법적으로 의료기사 면허증을 가진 전문가입니다. 때문에 전문성을 발휘해 소비자의 존경심을 얻는 것이 유일한 길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진실된 투자가 해법이라고 시장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경렌즈 공급사들은 근시안적으로 매일과 매월의 매출목표 달성을 위한 판촉 할인 할증보다 소비자가 만족하도록 제품과 피팅의 가치를 전달하고 안경사분들이 직업적인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안경사분들의 발전은 더 많은 소비자의 만족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다시 우리 안경업계 전체의 과실로 자라날 것입니다.
ZEISS Korea는 169년 전의 기업 설립정신인 인류애를 가진 광학의 개척자로서 인간 상상력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사명감으로 기본에 충실한 파트너로서의 비전을 대한민국 안경사님들과 앞으로 169년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시장 주목해야

㈜소모옵티칼 신승종 대표

 

 

 

 

우리나라의 안경원 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인구대비 적지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화상태의 안경원 수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다른 나라의 사례와 같이 갈수록 많은 안경원이 대형화, 체인화가 되고 있는 실정이고, 일부 안경원들은 ‘가격파괴’ 또는 ‘특별할인’이라는 할인 경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시도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시장상황에 특히 체인에 속하지 않은 개인 안경원의 경우 더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렇게 가격경쟁시대로 접어든 요즘 같은 때에는 식상할 수 있지만 “기본에 충실하자”는 자세로 모든 안경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오랜 시간 동일한 업무를 반복하면서 동시에 주위의 환경에 의해서 흔들리지 않는 소신과 같은 것입니다.

특히 안경사는 검안 및 안경 전문가로서의 기술을 갈고 닦으면서, 안경사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스스로의 위상을 높이는 부단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세일즈 기술을 넘어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접목된 전문기술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올려, 안경사만의 마니아 층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 그리고 안경의 종주국인 독일의 경우에서도 체인점들을 중심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화되고 있지만 독자적인 전문성을 가진 안경원들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우리는 그들을 ‘장인(匠人)’ 또는 ‘Meister’라 부릅니다.)

많은 안경사분들과 업계의 노력으로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안경원을 시력교정센터 그리고 안경사를 시기능 전문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이 많은 상품이 시장에 홍수처럼 밀려나오는 시대일수록 각 상품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고객에게 가장 판매가 쉬운 상품보다는 최상의 시력과 다양한 만족도를 제공해줄 수 있는 상품을 권하는 것이 최우선되어야 합니다. 저희 소모가 기능성 렌즈 7종, 기능성 코팅 등의 조합을 통해 누진 렌즈 이외의 고객을 위한 다양한 내면 디자인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정확한 검안과 각 제품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질병에 따른 서로 다른 약을 처방하 듯, 안경사는 고객의 안 건강 상태 및 시습관 등에 따라 안경 처방을 달리 해야하는 것입니다.

누진렌즈의 경우, 외국의 부적응 사례는 2∼4%인 것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두 배 이상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고객의 불편과 불만족은 안경원 및 안경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조사가 멋지고 신뢰성 높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안경원에서 전문성을 겸비한 안경사가 고객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많은 안경원이 무한경쟁 시대에도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에 저희 소모옵티칼은 본사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Special Training Center’를 만들고 2016년부터 안경사를 위한 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경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노령화와 스마트 폰 등 디지털 기기의 등장으로 초기노안이 빨라져 기능성렌즈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여가생활을 즐기는 인구 증가로 스포츠 고글 등 아웃도어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국민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안경분야도 성장잠재력이 상당합니다.
여기에 아직 고객들이 몰라 성장하지 못한 시장도 적지 않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노안이 오면 돋보기를 착용해야 한다고 아시는 분은 많지만 필요에 따라 근거리 작업, 운전, 싸이클, 골프, 등산 등 각각의 활동 목적에 맞는 전용렌즈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일상복 하나로 운전, 사이클, 골프, 등산 등의 생활 습관에 맞춰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로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모옵티칼은 현재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의 목적에 알맞은 안경을 착용하는 1인 멀티안경의 시대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의 시생활에 맞춘 프리미엄 스포츠 전문 Rx 브랜드인 ‘맥스트리머’가 좋은 예일 것입니다.

제조사 뿐만 아니라 협회가 적극적으로 대국민 홍보에 나서고, 무엇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안경사분들이 내방하는 고객들에게 전문성을 활용해 응대한다면 2016년부터는 안경업계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덧붙여, 현재 안경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저희 소모옵티칼에는 “안되는 이유를 찾는 시간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라는 긍정의 제언이 있는데 소개하고 싶습니다. 동일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일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지요. 힘들고 지쳐 계신가요? 그렇다면 다시 한 번 같이 힘을 내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저희 소모옵티칼이 미약할지라도 함께 그 길을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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